[영화 리뷰] U2 3D… 손에 잡힐듯한 보노(그룹 U2의 리더)가 날 보며 열창을

3D용 안경을 쓰고 소파에 푹 파묻혀만 있으면 세계적인 록밴드 U2가 눈앞에서 공연을 펼친다. 'U2 3D'는 U2가 2005년 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 등 남미 4개국에서 했던 '버티고' 투어를 3D로 촬영, 그 중 14곡을 모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이 영화는 2007년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의 초청을 받기도 했다.

보노(보컬)가 이끄는 아일랜드 출신 4인조 록밴드 U2는 현존하는 세계 최정상의 밴드다. 총 12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고, 그래미 어워즈 22회 수상으로 록밴드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북미·남미·유럽 등에서 수차례 콘서트 투어를 했지만 한국에 온 적은 한 번도 없다. 14일 가로 31.38m, 세로 13m 크기의 세계 최대 스크린을 보유한 서울의 한 극장에서 'U2 3D'를 관람했다.

'U2 3D'의 가장 큰 미덕은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만약 한국에서 U2 공연이 열려 수십만원짜리 표를 산다고 해도, 공연장에서 보노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란 어려운 일이다. 1만3000원짜리 'U2 3D'에선 실물 크기의 보노가 관객 한명 한명의 눈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러준다. 10만 관중이 열광하는 중에도 보컬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기타·드럼·베이스 등 악기의 소리는 또렷하게 살아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들 공연장 특유의 열기와 감동은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영화 상영 전, 영화사 측에서는 관객들에게 "실제 공연에 온 듯 호응해도 된다"고 했다. 영화 관람 중 객석을 둘러보니 관객 대부분이 의자에 얼굴을 깊이 묻고 맥주를 홀짝이고 있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 곡인 '위드 오어 위드아웃 유'가 나올 때 객석 앞쪽에서 손을 흔드는 관객 대여섯명이 있었을 뿐이다. 'U2 3D'는 한국에 언제 올지 기약없는 U2를 접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보고 나면, '한국에 한 번도 오지 않은 U2의 공연을 이렇게라도 봤다'라는 만족감보단 '실제로 보면 오죽 좋을까'라는 아쉬움이 더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 20일 개봉. 전체 관람가.

[이것이 포인트]

#장면
U2 공연에서 한 장면만을 '최고'라고 꼽긴 힘들다. 굳이 하나 꼽아야 한다면,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에서 보컬인 보노가 감동받은 듯 애절한 표정으로 관객과 후렴구를 부르는 장면.

#대사
U2의 노래 가사만큼 좋은 영화 대사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분들 보세요
'록 스피릿'은 살아있는데 시린 무릎과 뻐근한 허리 때문에 공연장 가기 겁나는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