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뜨니 주가 껑충… 라이벌 업체 흔들

음식료 관련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음식료 관련주는 경기 방어주로 꼽히며 8월 이후 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8월 초부터 지금까지 음식료 업종지수는 8.04% 내리며 (10월 19일 기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2.99%)에 비해 선전했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이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기업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신제품의 성패가 엇갈리면서 주가 흐름도 영향을 받았다.

◇농심 '신라면' 아성 흔들, 경쟁사는 약진

최근 라면시장에 전운(戰雲)이 감돌면서 1위 브랜드 '신라면'을 보유한 농심의 주가는 편치 않다. 이달 들어 농심의 주가는 4.44% 상승했다. 오르긴 했지만 같은 기간 음식료 업종지수가 7.28%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1위 브랜드 농심 '신라면'은 여전히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올해 초 출시한 '신라면 블랙'이 가격 논란 등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신라면 블랙은 개당 1600원의 비싼 가격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4월 출시 이후 첫 달 매출 94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지만 이후 매출이 감소했고 결국 회사 측은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반면 돼지뼈와 해물로 육수를 낸 '나가사끼짬뽕'을 앞세운 삼양식품의 도전은 거세다. 이달 들어 삼양식품의 주가는 무려 30.68% 올랐다. 이달 초 롯데그룹이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삼양식품이 가장 가능성 높은 인수 대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상장사는 아니지만 한국야쿠르트의 '팔도 꼬꼬면'은 닭고기 국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HMC투자증권의 정혜승 애널리스트는 "라면 같은 신제품의 성공 여부는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농심의 경우 원재료 부담이 심한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해 실적이 영향을 받은 탓도 있다"며 "삼양식품의 경우 신제품 출시 초기라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생각보다 크게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커피믹스 전쟁에 동서·남양유업 주가 엇갈려

지난해 말부터 커피믹스시장을 두고 한판 대결을 벌인 동서와 남양유업의 주가도 새해 들어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의 주가는 올해 10.93% 상승했다(10월 19일 기준). 같은 기간 동서 주가는 무려 18.99% 하락했다.

남양유업은 커피믹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맥심 모카골드'로 1위를 지켜온 동서식품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커피크림에 첨가물인 '카제인나트륨'을 넣지 않고 우유만 사용했다는 점을 광고를 통해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결국 시장 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6월 대형마트 커피믹스 판매점유율 11.3%를 기록, 9.7%에 그친 한국네슬레를 따돌리며 2위에 올랐다. 1위인 동서식품의 점유율은 77.1%였다. 남양유업은 지난 1월 대형마트 판매점유율이 1.7%에 그쳤지만 6개월 만에 6배 가까이 성장하며 점유율을 11.3%로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동서식품은 7.7%포인트(84.8%→77.1%), 한국네슬레는 2.0%포인트(11.7%→9.7%) 점유율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커피믹스시장은 거의 성장하지 않는 시장인데, 동서식품이 독식하고 있었던 커피믹스시장에 남양유업 등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장기적으로 1위 업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