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한 아들 복무부대에 체육관 세운 母情

"우리 유선이를 영원히 군에 보냈습니다. 이젠 내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

육군 27사단에서 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말 병으로 숨진 고 황유선(24) 예비역 병장의 어머니 전숙자(63)씨. 그는 지난달 30일 육군 27사단에서 아들을 기리는 체육관 '유선관' 준공식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전씨는 생전의 아들이 복무했던 부대를 돕고 싶다며 지난 5월 부대에 2억원을 기부했다. 부대에선 고인의 이름을 딴 체육관을 건립해 이날 준공식을 가졌다. 우리 육군에서 병사로 복무를 마친 사람의 이름을 딴 체육관이 세워지기는 처음이다.

황씨는 대학 전자상거래학과 1학년을 마치고 2006년 3월 입대, 2008년 3월까지 27사단에서 복무했다. 그는 전역 후에도 매년 한두 차례 직접 라면을 사들고 부대를 찾아오는 등 부대에 대한 애착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건강하던 황씨는 지난해 11월 새벽 잠자리에서 갑자기 세상을 떴다. 황씨 집안은 아버지가 퇴직 공무원이고 어머니는 간호사로 그리 여유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황씨 사망 후 받은 보험금 2억원을 부대에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어머니 전씨로부터 기부 의사를 전해 들은 사단 측은 그동안 예산이 부족해 짓지 못했던 실내체육관을 만들기로 결정, 총 4억원가량을 들여 건축했다. 약 1000㎡(300평) 규모인 체육관에는 배드민턴장 3개, 테니스장 1개, 농구장 1개를 갖춰 날씨와 관계없이 장병들이 운동할 수 있게 됐다. 입구에는 부대 마크와 함께 환하게 웃는 황 병장 얼굴 사진이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졌다.

체육관이 준공되던 날, 전씨를 안내한 전인범(육사 37기) 사단장은 "국민의 군대는 국민의 지지를 생명으로 한다"며 "황 병장 어머니의 기부는 군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성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전씨는 "유선이가 군에 가기 전에는 내 자식이었는데 갔다 와서는 완전히 군의 자식이 됐다. 아들을 잘 키워준 군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