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 코스닥 기업, 新사업 진출 활발

스크린 골프업체로 유명한 골프존은 최근 대한전선 소유의 골프장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골프장 인수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이틀간 골프존의 주가는 15.2% 급락했다. 골프장 인수 자금이 부담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업체인 인터파크도 지난달 삼성그룹계열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회사이자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인 아이마켓코리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인수설이 불거진 이후 인터파크의 조회공시가 발표되기까지 3일간 주가하락률은 14.3%에 달했다.

코스닥 기업들이 주가 하락 위험에도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 나섰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당장 호전될 기미가 보이질 않자 돈이 되는 아이템을 찾아 회사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신(新)사업을 들여오면서 상호를 변경하는 기업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절실… 건수는 해마다 줄어

보안 솔루션업체인 지아이바이오는 이달 19일 니켈 채굴업체인 인도네시아의 PT.골든호더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아이바이오는 이에 앞서 올 6월과 9월에는 강관회사인 미주제강과 비앤비성원의 보유 지분을 상당 부분 정리했다. 강관을 버리고 본업과 자원 개발에 치중한다는 소식에 지아이바이오의 주가는 급등으로 답했다.

지아이바이오와 같이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면 반대로 실패하는 기업도 있다.

수입 축산물 유통업체인 대국은 올 초 폐기물 처리업체인 리엔텍의 인수를 추진하다 4월 들어 인수 계획을 돌연 취소했다. 1월에 1090원까지 올랐던 대국의 주가는 M&A 철회 소식이 전해진 4월 11일 138원까지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인수 철회 소식을 회사의 인수 능력 부족으로 이해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다각화가 꼭 필요하긴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이 활황이었던 2007년 414건에 달했던 타법인 주식·출자증권 취득 건수는 매년 감소해 2010년에는 255건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다른 법인의 주식을 취득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166곳에 불과하다.

한 코스닥 상장사의 전(前) 대표이사는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렵고,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로 좋은 매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약 2~3년 주기로 한 번씩 정체기가 찾아오는데 새로운 아이템을 찾지 못할 경우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만남은 치명적 결과 초래하기도

사업다각화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부 기업들은 무리해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무분별하게 M&A를 추진하다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당하기도 한다.

무선 모뎀 제조업체인 씨모텍은 차량용 블랙박스 등을 개발하는 제이콤을 인수했다가 두 회사가 함께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총 네 차례에 걸쳐 사명을 변경하면서 줄기세포 업체로 변신했던 히스토스템은 합병 회사의 경영진 간에 분쟁이 발생하는 등 집안 싸움을 겪다 코스닥시장에서 밀려났다. 상장 폐지된 세계투어는 상장 폐지 얼마 전에 주류 제조와 엔터테인먼트사업 진출을 준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