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주가연계증권) 투자, 안전이 최고… 종목보다 지수 연계형 상품 골라야

지난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혼란스러웠던 자산시장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직접 주식에 투자하기보다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게 해답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이 꼽힌다. 다만 ELS도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잘못 선택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ELS에 투자해 100전 100승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2008년 8월 첫 판매 이후, 단 한 건의 손실 없이 300개의 ELS를 마무리해 화제가 되고 있는 외환은행 신탁연금부에 조언을 들어봤다.

◇지수 연계형 ELS로 안전운행

ELS는 주가지수나 개별종목 주가의 목표치를 정한 후 만기에 이를 충족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3년을 만기로 하고 목표치를 현재 주가의 절반으로 했다면, 3년 뒤 주가가 현재 지수의 절반 이상만 기록하고 있으면 연 10% 전후 수익을 지급하는 식이다.

웬만해선 주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질 일이 없으니 대부분 이익을 볼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지난 8~9월처럼 주가가 급락하는 시기에 만기가 돌아오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생긴다.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ELS 중에서도 주가지수를 연계로 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정재훈 외환은행 신탁자금운용팀장은 "ELS 중에는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와 연계된 것도 있고 개별 종목 주가에 연계된 것도 있다"며 "개별 종목 주가는 시장 상황 및 기업 상태에 따라 언제든 반토막날 수 있으니 주가지수와 연계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 연계 ELS는 위험성이 큰 만큼 판매 회사들이 제시하는 수익률이 높지만, 지금은 기대 수익을 낮춰 어느 정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어 전략을 펴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지수 연계 ELS 기준이 되는 주가지수는 코스피200 등 국내 지수뿐 아니라 홍콩 항셍, 미국 다우존스 등 외국지수도 있다.

◇숨어 있는 '녹인'에 함정 많아

다음으로 '녹인(Knock-in·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주가 한계선)'이 없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3년 만기로 하고 목표치를 가입 당시 주가의 절반으로 한 ELS를 예로 들어 보자. 녹인이 붙어 있다면 3년 내 한 번이라도 주가가 가입 당시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목표치가 자동으로 가입 당시 주가의 80%로 올라가게 된다. 그러면 만기 때 주가가 가입 당시 주가의 절반 이상을 기록하더라도 녹인 조항에 걸려서 목표치가 80%로 올라간 상태이기 때문에 수익을 얻지 못하고 손실을 본다.

정재훈 팀장은 "녹인 장치가 있는 상품에 가입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순 있지만 그만큼 위험성이 커진다"며 "요즘처럼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선 녹인이 없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익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만기까지 돈을 묶어놔야 한다는 점에서 ELS 가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스텝다운형'에 가입하면 된다. 이는 만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중간 목표를 달성하면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고 청산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만기가 3년이고 목표치가 가입 당시 주가의 절반 이상인데, 가입 후 첫 6개월 동안 주가가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면 가입 기간에 비례해 연 10% 수익을 원금과 함께 돌려주는 식이다.

정재훈 팀장은 "6개월마다 중간 목표치를 부여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즉시 청산하는 식의 ELS에 가입하면 정기예금보다 짧은 기간 돈을 예치하면서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중간 목표치는 6개월 90%, 1년 85%, 1년 6개월 80% 등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자금에 여유가 많은 사람이라면 상담을 통해 본인만을 위한 별도 맞춤형 ELS에도 가입할 수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10억원 이상이면 원금보장형, 매월 수익 배분형 등 여러 형태의 ELS를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