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발레파킹·백화점 상품권 선물… 카드 혜택도 진화한다

카드업계에 '리뉴얼(새단장·Renewal)' 바람이 불고 있다. 리뉴얼이란, 기존에 있던 카드에 서비스나 디자인을 바꿔 고객들에게 새로 선보이는 것을 말한다. 리뉴얼 카드는 특히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 새옷으로 갈아입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김태홍 롯데카드 상품개발팀장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려면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이미 인기가 높았던 대박 상품에 혜택을 추가하면 카드사 입장에선 좀 더 실속 있게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리뉴얼 카드는 이미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서 검증된 상품이기 때문에 실속을 챙길 확률이 높다. 단 일부 리뉴얼 카드는 원조카드에서 개악(改惡)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

◇1만원대 연회비로 무료 발레파킹

연회비 1만5000원짜리 롯데카드의 'DC 플러스 카드'는 지난 2009년 6월 출시 이후 80만장이 팔려나간 대표 상품이다. 최근 리뉴얼된 'DC 플러스 플래티늄 카드'는 할인 혜택이 더욱 푸짐해졌다. 기존 카드는 40만원 이상 카드를 쓰면 아파트관리비·시내버스·지하철 요금의 7%(최대 2만원)까지 할인해줬는데, 100만원 이상 쓰면 10%(최대 5만원)까지 할인해준다. 또 국내 특급 호텔 발레파킹(월 3회 무료)과 전 세계 5만개 호텔을 예약할 때 최대 75%까지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포함됐다.

롯데카드에서 지난 2005년에 출시해 50만장 넘게 팔린 '샤롯데 플래티넘 카드'도 최근 새단장했다. '샤롯데 플래티넘 스타 카드'는 지난 1년간 10만원 이상 이용한 회원에게 매년 1차례 5만원 상당의 롯데상품권 등을 제공하고 롯데시네마·커피전문점 등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결제하면 5000원씩 할인해준다.

3만명의 회원을 둔 SC제일은행의 '타임카드'도 새단장하면서 할인 혜택이 늘었다. 기존엔 대중교통요금과 이동통신요금을 5~10% 할인해줬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5% 할인해준다. 또 기존엔 낮 시간의 음식점에서 10% 할인해줬지만, 오후 6~8시 때도 음식점에서 5%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횟수에 제한이 없어졌다.

하나SK카드의 스마트폰 모바일 전용카드인 '터치(Touch)'도 기존에 대형마트나 주유소에서만 매달 1회 5000원까지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대폭 늘렸다. 교통 충전서비스(T-cash)의 월 수수료를 최대 1000원 할인해주고, 충전금액의 5%(월 최대 5000원)를 깎아준다. 하나 SK 프리머스 카드는 기존 연회비(10~12만원)를 5만~10만원으로 내리면서 항공 마일리지를 레저·골프 등 4개 업종에서 최고 5배까지 적립해준다.

◇포인트혜택 풍성, 디자인도 확 바뀌어

83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현대카드 플래티늄 시리즈 'M2'는 업종에 따라 0.5~3%씩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주유·외식 등 1만3000곳의 사용처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 그런데 지난 9월 리뉴얼되면서 확 달라졌다. 월 10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1만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현대카드 신용두 플래티늄마케팅 팀장은 "월 100만원을 쓰게 되면 2만 포인트(적립률 2% 가정)가 적립됐는데 앞으로 3만 포인트까지 적립해준다"고 말했다. 또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 해피포인트 가맹점에서도 결제 건당 500원씩 할인해준다. 롯데마트에서 7만원 이상 결제시 최고 5000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고, 옥션이나 인터넷 교보문고도 이용금액의 10%를 포인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카드 디자인도 화려해졌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3월 분사하면서 기존 플라스틱 카드에 그림이나 문자 없이 다소 밋밋한 디자인에 대각선 모양의 픽토그램(그림문자)을 넣었다. 새로 바뀐 디자인의 카드를 쓰기 위해선 각 카드사에 재발급을 신청하면 된다. 윤창수 KB국민카드 팀장은 "KB국민카드가 분사하기 전 자사 카드를 쓰고 있는 소비자는 디자인이 새로 바뀐 카드를 쓸 수 없고 당초 쓰던 카드와 비슷한 혜택을 주는 카드에 새로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