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적성 찾아주자" 퇴직 교장들 뭉쳤다

40여년간 학생을 가르치고 퇴직한 교장들이 입시 교육에 찌든 학생들의 적성을 찾아주기 위해 뭉쳤다. 25일 '타고난 적성 찾기 국민실천본부'를 발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임무영 전 서울북부교육장이 공동대표, 강지원 변호사가 상임대표를 맡았고, 류연수 전 서울서부교육장, 홍승표 전 서울동작교육장, 박영화 전 세륜초 교장, 황시범 전 신용산초 교장, 김원규 전 동의초 교장, 김진의 전 태랑초 교장, 박종건 전 가산초 교장 등 20여명이 회원이다.

국민실천본부는 이들이 현직 때부터 꾸준히 해온 고민에서 움텄다. 이들은 모일 때마다 '아이들이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를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시험 점수 5점, 10점에 매달리며 자기 소질도 모른 채 공부만 합니다.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얘기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곤 했어요."(백종성 전 동마중 교장)

하지만 이들도 현직에 있을 때는 학생들의 적성을 찾아주기가 쉽지 않았다. 임무영 대표는 "교단에 있을 때 적성 교육을 하려고 하면 학부모들이 '입시가 코앞인데 실력을 높여야지 이런 교육을 하면 되느냐'고 항의했고, 우리도 할 일이 많아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했다"며 "이제 퇴직했으니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적성을 찾아주는 일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들은 모임 첫 프로젝트로 '도전! 타고난 적성스타' 대회를 연다. 자기 특기나 개성을 살리고 싶은 9~25세 청소년의 사연을 심사해 상금으로 지원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시작해 오는 31일까지 공모하는데, 벌써 300통 넘게 왔다고 한다. 이 가운데 1차로 100명을 선발해 다음 달에 발표회를 열고, 12월에 최종 수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교장들은 이와 함께 수시로 학교를 찾아가 교사·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적성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입시 위주의 교과과정을 적성을 찾을 수 있는 교육으로 개편하자는 내용의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본부장을 맡은 홍승표 전 교육장은 "입시에만 열중하다가 정작 대학에 가면 자살하는 학생이 많은 것도 적성을 못 찾았기 때문"이라며 "가슴을 뛰게 하는 꿈을 가진 학생들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고 목표를 향해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