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 돋보기] 사채권자에겐 황금같은 '황금BW'… 개미에겐 날벼락

CCTV 등을 생산하는 에이프로테크놀로지가 '황금 BW(전환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황금 BW가 발행될 경우 일반 주주를 중심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황금 BW란 감자를 하더라도 행사 가격이 오르지 않는 BW다. 보통 BW는 감자를 하면 그 비율만큼 행사 가격이 높아진다. 이 경우 신주를 높은 가격에 받게 되기 때문에 시장에 되팔아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낮아진다. 그러나 황금 BW는 행사 가액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감자 비율이 높아지면 큰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26일 에이프로테크놀로지는 주주총회 특별 결의로 발행되는 BW는 회사가 감자를 해도 행사 가액이 상향 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27명 대상으로 53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인 이 BW의 행사 가액은 주당 500원 수준이다.

만약 에이프로테크놀로지가 오는 28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계획대로 20대 1의 감자안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에이프로테크놀로지의 주가는 26일 종가 76원을 기준으로 주당 1520원까지 상승하게 된다.

사채권자의 '대박' 행진은 이때부터다. BW 배정 물량이 상장되는 1년 뒤의 주가가 감자 이후 주가와 동일한 1520원이라고 가정하자. 황금 BW의 행사 가액은 그대로인 만큼 사채권자는 1520원짜리 주식을 500원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앉은 자리에서 주당 1020원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황금 BW 보유자 입장에서는 감자가 통과된다면 당장 200%가 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일반 투자자는 감자에 따른 주가 하락과 함께 1060만주 규모의 신주 상장이라는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막상 BW 발행으로 인한 신주 상장 시점이 되면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고 소액주주들의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커 사채권자가 얼마만큼 이익을 가져갈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