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평당 800만원 '싹뚝' 군살 확 빠진 아파트 분양가
입력 : 2011.10.27 03:04
미분양 우려 처음부터 분양가 대폭 내려
분양가상한제 유명무실… 폐지 여론 높아
"주택공급 위축시켜 전세난 불러" 주장도
'주변 집값보다 싼 아파트' '○년 전 분양가 그대로' '전세금으로 내 집 마련'….
그동안 오르기만 했던 아파트 분양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주택경기가 좋을 때 건설사들은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높게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비싸도 팔렸다. 하지만 요즘 건설사들은 조금이라도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아무리 품질과 입지가 좋아도 비싼 아파트는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가을 분양시즌을 맞아 주변 집값보다 '몸값'을 더 낮추거나 3~4년 전 가격 수준으로 분양에 나서는 아파트가 잇따르고 있다.
◇속속 낮아지는 분양가
이달 초 대우건설이 경기도 수원에서 문을 연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주변 도로에 200m가 넘는 긴 '인간띠'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건 '분양가의 힘'이었다. 4년 전 인근 지역에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3.3㎡당 980만원)보다 200만원이나 낮춰 최고 13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분양가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그 배경에는 2008년 금융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거품'이 낀 주택가격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급락하고 미분양 아파트도 16만 가구까지 쌓였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부터 부산·대전·광주를 비롯한 지방 청약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냉기가 흐르고 지방에서도 값싼 중소형 주택이 아니면 소비자에게 외면받기 일쑤인 것도 한 이유다.
GS건설은 다음 달 초 경남 진주에 공급하는 '진주 센트럴 자이' 분양가를 3.3㎡당 71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격은 3년 전 분양가격(3.3㎡당 998만원)보다 30%가량 낮은 수준. 전주 혁신도시에서 공급되는 첫 민간아파트인 '우미린'도 주변 아파트보다 3.3㎡당 30만~40만원쯤 싸다. 포스코건설이 이달 말 대구 동구에서 분양하는 '이시아폴리스 더샵 3차'의 분양가도 입주 10년이 지난 주변 아파트(3.3㎡당 620만원)와 비슷한 수준(3.3㎡당 650만원)에서 책정됐다. 지난달 분양한 경기 광교신도시 '호반베르디움'도 3.3㎡당 분양가를 인근 단지보다 10% 이상 싸게 했다.
2008년 3.3㎡당 평균 2360만원까지 올랐던 서울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1794만원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1574만원까지 내려갔다. 3년 만에 30% 이상 떨어진 것이다.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도 같은 기간 3.3㎡당 1106만원에서 875만원으로 20%쯤 하락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데다 미분양을 떠안기보다 처음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빨리 판매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의미 없다"
건설사들이 스스로 분양가를 낮추면서 분양가 상한제의 존재 이유가 사실상 사라졌다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한제는 과도한 분양가 인상이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상한제 도입 이후 주택공급을 크게 위축시키는 부작용도 낳았다. 실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2007년에는 전국적으로 약 31만 가구가 분양됐지만 지난해에는 17만여 가구, 올해는 15만여 가구(9월 말 기준)가 공급되는 데 머물고 있다. 폐지론자들은 "주택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전세난이 벌어졌다"면서 "이제 상한제가 시장에 약(藥)이 아닌 독(毒)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양가 상한제의 한 축을 이루는 전매제한 기간도 크게 단축돼 더 이상 상한제를 실시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짓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완화했고 민간택지에 공급되는 상한제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은 1년으로 줄여 입주 전 분양권 거래가 사실상 가능해졌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은 현재 국회에서 2년 넘게 처리되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설령 분양가가 오른다고 해도 과거처럼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어려운 만큼 분양가상한제는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택시장이 활황기라면 분양가를 올려도 분양이 잘 될 수 있지만 지금 같은 침체기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도 분양가를 올릴 수 없는 구조"라며 "오히려 분양가 규제로 차별된 아파트를 짓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폐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르기만 했던 아파트 분양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주택경기가 좋을 때 건설사들은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높게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비싸도 팔렸다. 하지만 요즘 건설사들은 조금이라도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아무리 품질과 입지가 좋아도 비싼 아파트는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가을 분양시즌을 맞아 주변 집값보다 '몸값'을 더 낮추거나 3~4년 전 가격 수준으로 분양에 나서는 아파트가 잇따르고 있다.
◇속속 낮아지는 분양가
이달 초 대우건설이 경기도 수원에서 문을 연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주변 도로에 200m가 넘는 긴 '인간띠'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건 '분양가의 힘'이었다. 4년 전 인근 지역에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3.3㎡당 980만원)보다 200만원이나 낮춰 최고 13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분양가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그 배경에는 2008년 금융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거품'이 낀 주택가격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급락하고 미분양 아파트도 16만 가구까지 쌓였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부터 부산·대전·광주를 비롯한 지방 청약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냉기가 흐르고 지방에서도 값싼 중소형 주택이 아니면 소비자에게 외면받기 일쑤인 것도 한 이유다.
GS건설은 다음 달 초 경남 진주에 공급하는 '진주 센트럴 자이' 분양가를 3.3㎡당 71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격은 3년 전 분양가격(3.3㎡당 998만원)보다 30%가량 낮은 수준. 전주 혁신도시에서 공급되는 첫 민간아파트인 '우미린'도 주변 아파트보다 3.3㎡당 30만~40만원쯤 싸다. 포스코건설이 이달 말 대구 동구에서 분양하는 '이시아폴리스 더샵 3차'의 분양가도 입주 10년이 지난 주변 아파트(3.3㎡당 620만원)와 비슷한 수준(3.3㎡당 650만원)에서 책정됐다. 지난달 분양한 경기 광교신도시 '호반베르디움'도 3.3㎡당 분양가를 인근 단지보다 10% 이상 싸게 했다.
2008년 3.3㎡당 평균 2360만원까지 올랐던 서울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1794만원까지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1574만원까지 내려갔다. 3년 만에 30% 이상 떨어진 것이다.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도 같은 기간 3.3㎡당 1106만원에서 875만원으로 20%쯤 하락했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데다 미분양을 떠안기보다 처음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빨리 판매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의미 없다"
건설사들이 스스로 분양가를 낮추면서 분양가 상한제의 존재 이유가 사실상 사라졌다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한제는 과도한 분양가 인상이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상한제 도입 이후 주택공급을 크게 위축시키는 부작용도 낳았다. 실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2007년에는 전국적으로 약 31만 가구가 분양됐지만 지난해에는 17만여 가구, 올해는 15만여 가구(9월 말 기준)가 공급되는 데 머물고 있다. 폐지론자들은 "주택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전세난이 벌어졌다"면서 "이제 상한제가 시장에 약(藥)이 아닌 독(毒)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분양가 상한제의 한 축을 이루는 전매제한 기간도 크게 단축돼 더 이상 상한제를 실시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짓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완화했고 민간택지에 공급되는 상한제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은 1년으로 줄여 입주 전 분양권 거래가 사실상 가능해졌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은 현재 국회에서 2년 넘게 처리되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설령 분양가가 오른다고 해도 과거처럼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어려운 만큼 분양가상한제는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주택시장이 활황기라면 분양가를 올려도 분양이 잘 될 수 있지만 지금 같은 침체기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도 분양가를 올릴 수 없는 구조"라며 "오히려 분양가 규제로 차별된 아파트를 짓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폐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