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상 받은 '나눔천사' 두 할머니] 학비 대고 결혼식 올려주고 41년간 어려운 이들 도와줘

"없는 사람을 보면 가만히 못 있겠어요. 뭐든지 있으면 갖다 줘야 해요. 아직 건강하니까 앞으로도 계속 봉사하며 살 생각입니다."

박말름(73) 한적봉사회 부산서구지구협의회 감사가 27일 대한적십자사 봉사자에게 최고 영예인 '적십자 봉사장 금장'을 받았다. 1988년 적십자에 가입해 불우 청소년들을 돕는 등 활동해온 공로다.

박씨는 1970년 새마을부녀회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41년간 소년소녀 가장, 산모, 장애인, 노인 등 다양한 이를 도왔다. 동네 경로잔치에 가서 어르신들 음식을 차려드리고 퇴학당한 중학생들의 학비를 대며 졸업을 도왔다.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김치도 갖다주었다. 그는 "돈이 없어 결혼식도 못한 채 아이 낳고 사는 부부 30쌍을 위해 5번으로 나눠 합동결혼식을 올려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들이 고마워할수록 나의 보람도 커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들을 도울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는 빈병·폐지·고물을 주워 팔았다. 이 돈으로 저소득 산모들에게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물건들을 사서 전하고 부산 사상·사하구의 수해, 구포 열차사고, 태풍 '로사'와 '매미'로 고통받는 이들도 보살폈다. 또 불우 환자 수술비를 지원하기 위한 성금 모으기 행사에 참여하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보름에 한 번씩 목욕봉사에도 나선다.

박말름씨는 2006년 '노인의 날'에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50대도 건강하지 못하면 봉사하지 못하는데 나는 70대인데도 건강해서 봉사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