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 차 적으면 변동금리서 고정금리로 바꿔라

웬만한 부자가 아니라면 가계부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주택담보대출. 대출 금액이 적게는 몇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만큼 가계에 주는 부담도 크다. 그러다 보니 대출 이자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저금리 기조가 오래 지속되면서 대다수 대출자들은 변동금리형 상품(시장금리에 따라 금리가 변하는 상품)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최근 이런 기류가 급반전됐다. 변동금리 대출에만 90% 넘게 쏠린 국내 가계부채 구조를 바꾸겠다며 정부가 고정금리형 대출을 적극 권하고 나섰기 때문. 일부 고정금리 상품은 금리 부담이 변동금리 상품에 비해 낮고, 세금 혜택까지 푸짐해져 더욱 유리해졌다. 우리집 주택대출 상품은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

◇고정금리·비거치식 소득공제 1500만원

현재 기준시가 3억원 이하 국민주택규모(85㎡)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면서 상환기간 15년 이상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일괄적으로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법률을 개정해 15년 이상의 장기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이면 1500만원까지 소득공제 한도를 늘려주고, 그렇지 않은 대출이면 500만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시행시기 2012년 예정) 이미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사람들은 같은 은행의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3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연 5% 금리로 1억5000만원을 대출받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연간 이자로 나가는 돈은 750만원이므로, 지금은 모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연말쯤 소득세법이 개정되어 제도가 바뀌면 사정이 달라진다. 변동금리나 거치식으로 돈을 빌릴 경우엔 500만원까지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머지 250만원의 이자상환액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혜택을 못 받게 된다. 반면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 분할상환을 하는 경우엔 1500만원까지 소득공제 한도가 적용돼 지금처럼 이자상환액 전부에 대해 공제받을 수 있다.

◇금리전망 불투명할수록 고정금리 유리

정부의 독려에 최근 고정금리형 상품의 금리는 변동금리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으면 매번 바뀌는 금리전망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없이 안정적인 채무상환계획을 세워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오랜 기간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금리전망이 불투명한 때일수록 안정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차가 미미하다면 채무상환 계획을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는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장기 고정금리형 분할상환대출인 'u-보금자리론'은 최근 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5년 이상 고정금리 대출 상품도 연 5.1~5.25%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시중은행 역시 고정금리형 대출 상품의 금리를 앞다퉈 내렸다. 신한은행의 장기 고정금리형 분할상환 상품인 '신한 금리안전모기지론'중 3~15년 만기 고정금리대출 상품(기본형)은 최저 연 5.0%의 금리를 적용한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섞은 혼합형은 처음 3~5년은 고정금리가 적용되다가 이후 코픽스(COFIX) 연동금리를 따라 바뀌게 된다. 국민은행도 고정금리 대출상품인 'KB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10~30년 만기 고정금리대출인데, 금리는 연 4.8~5.3% 정도다. 단, 연 4.8% 금리는 만기 10년이면서 60㎡ 이하 소형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국민은행은 이 상품을 6억원 이하,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는 실수요자에게만 팔고 있다.

연 4~6%대 변동금리 상품에 가입했는데, 출렁이는 금리가 부담스럽다면 고정금리상품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생각해봐도 좋다. 현재 같은 은행에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탄다면 0.5~ 2%까지 내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때 다른 은행 상품으로 갈아타게 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