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수수료 재테크' 3종 세트_저금리 시대, 은행 수수료의 역습… 월급통장이 최고의 방패

대한민국은 요즘 수수료 전쟁 중이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수수료가 과한지, 얼마나 내려야 할지를 놓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여론의 비판에 시중은행들은 급기야 지난 25일 '스스로' 수수료 인하 방안을 내놓았다. 저소득 차상위층과 국가유공자, 노령자에 대해 은행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자동화기기(ATM) 이용시 수수료도 50% 안팎 깎겠다고 나섰다(그래픽 참조). 증권사들도 연말까지 주식거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소비자 스스로도 할 일이 있다. 이참에 수수료는 잘 아끼고 있는지 '수수료테크' 전략을 재점검하는 것이다. 적게는 300원에서 최대 3000~4000원에 달하는 은행의 거래 수수료를 모두 부담했다간 30대 직장인을 기준으로 1년에 대략 10만원 안팎의 부담을 진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4%에 턱걸이하는 요즘, 이 돈을 이자로 받으려면 300만원 이상을 꼬박 1년 통장에 묵혀야 한다. 이관석 신한은행 광화문PB센터 팀장은 "저금리 상황에선 이자 한 푼 챙기는 것보다 수수료로 새는 돈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니섹션M이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수수료 부담을 막아줄 '방패' 금융상품 3종 세트를 소개한다.

◇직장인 필수아이템, 월급통장

현금을 월급통장에 보관하면 주변에서 "재테크에 둔감하다"는 핀잔을 듣기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월급통장이야말로 현금흐름의 기지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수료 재테크의 8할 이상은 월급통장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시중은행 급여통장은 강력한 '수수료 보호막'을 제공한다. 인터넷·폰·모바일뱅킹 수수료 면제,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한 은행 내 송금과 인출수수료 공짜는 기본이다. 시중은행들 가운데선 다른 은행 ATM기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수수료 면제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까지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 '신한직장인통장'은 타행ATM 현금인출수수료(한 달 5회), 신한은행 ATM기 이용시 타행 이체수수료 면제(한 달 10회) 혜택을 준다. 기업은행 'IBK급여통장'도 3건 이상 자동이체시 타행 출금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해준다. 여기에 대다수 시중은행 월급통장들은 금리를 높게 얹어주거나(SC제일은행, 국민은행), 자사의 적금에 가입할 때 월급통장이 있으면 우대금리를 제공(신한은행)하기도 한다. 월급쟁이들은 잘 모르지만 이런 알짜 혜택을 노리고 정기적으로 통장에 돈을 넣는 수고를 감수하면서 월급통장을 만들어 이용하는 '유령 직장인'까지 있을 정도다.

◇환전수수료 아끼려면, 외화 예·적금 활용

자녀를 해외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가 아니어도, 요즘 해외여행이나 업무상 출장으로 1년에 한두 번쯤 달러를 바꿀 일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다. 가끔 필요한 달러지만, 환전수수료는 다른 은행 수수료에 비해 매우 비싸다. 한 번 바가지를 썼다간 손해를 복구하기도 만만치 않다. 시중은행들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환전금액의 1.75%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50만원을 바꾼다면 약 8750원을 물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타 은행에 같은 금액을 송금할 때 은행이 최대로 물리는 수수료의 2배 이상이다. 환전 후 남은 달러를 다시 수수료를 물고 원화로 바꾼다면 그야말로 '아픔 두 배'다. 안정적인 환전 수수료 할인혜택을 노린다면 외화 예·적금 통장이 필수품이다. 보통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다녀온 뒤 남은 달러를 집에 보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화 통장은 이런 자투리 달러를 쓰임새있게 관리하도록 도와준다. 하나은행의 해외로 외화적립예금은 1년 이상 만기로 자유적립하는 상품으로 가입고객에게 환전·송금수수료를 30% 깎아준다. 무역거래를 하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도 외화예금 통장을 만들어 수수료 인하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학생·고령자는 전용통장 챙겨야

아직 고정소득이 없는 20대나 갓 은퇴한 50대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최근 발표한 수수료 인하조치에 대학생에 대한 수수료 인하 혜택을 담았다. 또 현재 20대와 50대 이후 은퇴자 전용 통장 중에는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 혜택을 주는 상품이 꽤 많다. 시중은행들이 잠재고객 유치를 위해 일종의 미끼 상품을 내놓고 있는 셈인데 소비자 입장에선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신한은행은 올 초부터 만 50세 이상 고객을 위해 '신한 평생플러스 통장'을 판매 중이다. 연금관리와 연 2.5%의 금리, 수수료 인하혜택을 모두 준다. 수수료 혜택에는 창구송금, ATM기 인출·송금, 인터넷뱅킹 수수료 면제가 포함되며 달러 환전시 환율우대 혜택도 있다. 국민은행의 'KB Star*t 통장'은 만 35세 이하만 가입이 가능한데, 공과금을 내거나 카드결제를 하는 고객에게 각종 전자금융(인터넷ㆍ폰ㆍ모바일뱅킹)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 면제혜택을 주고 있다. 홍석철 국민은행 상품본부장은 "은행별로 고객 연령대에 따라 수수료 혜택을 주는 통장들이 많다"며 "그냥 '막 쓸 통장 하나 만들자'는 생각은 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