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펴라, 청춘아" 청바지 입고 무대에 선 교수님들

"취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져 축 처진 학생들이 우리 노래를 듣고 힘냈으면 좋겠어요."

1일 서울 명지대 대강당에서 청바지에 흰 셔츠를 입은 교수 5명이 무대에 올랐다. 주성일 중어중문학과 교수, 기정훈 행정학과 교수, 최창규 경제학과 교수, 박해일 영어영문학과 교수, 이명훈 방목기초학과 교수다. 이들은 어깨를 흔들며 이문세의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을 불렀다.

'그대가 마음먹은 대로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슬픔보단 기쁨이 많은 걸 알게 될 거야'.

객석의 학생 800여명이 손뼉을 치며 함께 노래했다.

이 행사는 올해 7회째인 명지대의 '제자를 위한 교수음악회'다. 올해는 교수 40여명이 명지대 출신 가수인 김광석(경영 82학번)·심수봉(경영 78학번)·이문세(산업대학원 88)의 노래를 제자들 앞에서 선보였다.

행사를 기획한 구제홍 교목실장은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나도 아들 청바지를 빌려 입고 왔다"며 "취업이 쉽지 않고, 알게 모르게 상처받는 경우가 많은 학생들이 용기를 가지라고 격려하기 위해 무대를 꾸렸다"고 했다.

교수들은 두세 달 전부터 모여 곡을 고르고 연습도 했다. 행정학과 정윤수 교수는 색소폰 3중주로 '광화문연가'를 연주했다. 김재구 경영학과 교수는 "군에서 고생하는 학생들, 앞으로 입대할 친구들을 위한 노래"라며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다.

이명훈 교수가 윤복희의 '여러분'을 특별히 선보이자, 사회를 보던 우석진 경제학과 교수는 "이 노래 가사처럼 여러분이 외롭고 힘들 때 곁에는 우리 교수들이 있다. 언제든 연구실로 찾아오라"고 했다. 행사는 김수철의 '젊은 그대'를 교수와 학생들이 손뼉치며 합창하면서 마무리됐다. 최재연(22·북한학과 3년)씨는 "평소 딱딱하다고 느꼈던 교수님들의 공연이 감동적이었다"며 "위로를 받았고, 힘도 얻고 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