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LG배 세계기왕전] 하얀 손수건

〈제11보〉(171~189)=시커먼 흑세 속에 중앙 백 대마가 갇혔다. △는 마치 외부를 향해 애타게 구원을 요청하는 흰 손수건 같다. 흑은 171로 두텁게 한 점을 때려내는 여유를 보인다. 참고1도 1, 3의 급공은 A, B의 약점 때문에 자칫 반격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

백은 여전히 살얼음판 행진이다. 참고2도를 보자. 백1이면 하변에 패(覇)는 나는데, 3을 생략하면 허리가 두 동강 난다. 그렇다고 3에 보강하면 흑은 패를 잇고, 백5로 본체(本?)가 살아갈 때 6을 당해 하변이 패 없이 궤멸한다(4…□).

백은 끝내 '가'로 못 두고 176에 지켰다. 177, 179는 185를 확실하게 선수(先手)하려는 조치. 패 나는 곳을 거저 살려준 뜻은 물론 중앙 백 대마를 다 때려잡기 위한 전략이다. 189까지, 중앙에 종대(縱隊)로 늘어선 백 일단이 기어코 고립됐다. 이 백 대마는 살까, 잡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