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지도 바꾸는 스마트폰의 위력

'모바일 빅뱅(Big Bang)'이 국내 증시 지도를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은 기업들에 대한 주식 시장의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지난 10월 28일 기준으로 2000만명을 돌파했다. 올 3월 1000만명을 돌파한 지 7개월 만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 수혜주도 점차 진화 중이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휴대폰 제조업체나 통신서비스업체에서 출발했던 스마트폰 관련 수혜주들은 인터넷 포털, 게임, 음악 등 전방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 모바일은 새로운 수익원

NHN,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업체는 모바일 시장에서 새 먹을거리를 찾으며 '제2의 주가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NHN의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9.1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0.5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주가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0월 19일에는 장중 한때 주가가 26만500원을 기록, 1년 최고가를 돌파했다. 다음의 주가 흐름도 순조롭다. 지난 10월 19일 1년 최고가를 다시 썼고, 최근 3개월 주가 상승률은 2.69%를 기록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NHN은 올 상반기 일일 평균 모바일 검색 광고 매출액이 7000만~8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1억원을 웃돌았다"며 "모바일 광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매출액의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다음은 통합 메신저 서비스인 '마이피플'과 모바일 광고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중"이라며 목표주가를 1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모바일 게임 관련주 질주

게임주는 지난 8월 이후 국내 증시가 널뛰기 움직임을 보일 때도 꿋꿋이 상승했다. 주력 사업으로 모바일 게임을 내세운 업체들은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1위, 2위업체인 게임빌과 컴투스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각각 49.21%, 103.53% 상승했다.

틈새 전략으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한 업체들도 함께 웃었다. 네오위즈인터넷은 스마트폰용 리듬액션게임 '탭소닉'으로, JCE는 모바일용 소셜 게임(SNG)인 '룰더스카이'로 인기몰이 중이다. 네오위즈인터넷과 JCE의 주가는 3개월 전과 비교해 101.09%, 71.79% 올랐다.

◇단말기업체ㆍ통신사 대결 후끈

스마트폰을 둘러싼 단말기 업체와 통신사의 경쟁도 관심거리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그간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를 내세워 우위를 점했고, 통신사는 SK텔레콤과 KT의 양강 구도가 이어졌다. 최근 3개월 동안 삼성전자의 주가는 13.96% 올랐고, 같은 기간 LG전자의 주가는 10.63% 하락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대전에서 밀리면서 실적이 부진했던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최근 반격을 꾀하고 있다. 반전의 실마리는 4세대 이동통신(LTE). 하나대투증권의 전성훈 애널리스트는 "연말에 해외 주요 통신사들이 LG전자의 LTE 스마트폰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실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유플러스는 만년 3등의 설움을 씻고 승승장구 중이다. LG유플러스가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2.1㎓(기가헤르츠) 여유분을 확보하고, 4세대 이동통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최근 3개월 LG유플러스의 주가는 32.3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