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바오로 2세 머리카락·혈액, 한국에

'평화의 사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의 머리카락과 혈액 등 유해 일부가 한국 수도원에서 신자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성인(聖人)의 유해를 공경하는 것은 가톨릭의 오랜 관습이다.

천주교 사도회(팔로티회) 한국 지부의 경기 분당 본원 원장인 가멘스키 야렉 신부는 4일 "지난 7월 초 교황님 비서를 지낸 추기경과 교황청으로부터 유해 일부를 전달받아 한국에 들여왔으며, 현재 본원에 머리카락, 강원도 홍천 '하느님 자비의 피정의 집'에 혈액<아래사진>을 안치하고 신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주교 사도회는 19세기 이탈리아 성인(聖人) 빈센트 팔로티의 이름을 따 '팔로티회'로 불린다. 1990년 수도회 회원인 폴란드 신부 2명이 처음 한국에 왔으며, 현재 한국 지부 수도회원 8명 중 신부 3명과 수사 1명이 폴란드인이다. 야렉 신부는 "교황님의 조국인 폴란드 출신으로서, 생전에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셨던 교황님 유해를 모셔오기 위해 시복(諡福) 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요청했다"고 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임 중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방한했으며, 특히 1984년에는 한국 순교자 103위(位)에 대한 시성(諡聖)식을 집전했다. 2005년 4월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5월 천주교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