派獨 광부의 아들, 미국 종신 연방판사 된다

1960년대 외화벌이를 위해 독일에 파송됐던 광부와 간호사의 아들이 미국 연방법원 종신직 판사로 지명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시카고의 존 Z 리(43·한국명 이지훈) 변호사를 시카고 연방법원 판사로 지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리 변호사는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한국계로서는 세 번째로 종신직 연방법원 판사가 된다.

리 변호사는 아버지 이선구(79)씨와 어머니 이화자(68)씨의 3남 중 장남이다. 독일에서 태어난 리 변호사는 생후 3개월 때 한국으로 보내져 5세 때까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1973년 미국으로 이민한 부모를 따라 시카고에서 초·중·고교를 마치고 하버드대(1989년)와 같은 대학 로스쿨(1992년)을 졸업했다. 1991년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오바마 대통령과는 2년간 학교를 함께 다닌 인연이 있다.

리 변호사는 로스쿨 졸업 후 미 법무무 환경·자연자원국 법정 변호사, 법무부 장관 특별보좌관을 지내고 1994년부터 시카고 대형 로펌인 '메이어 브라운' 등에서 일했다. 현재는 시카고의 '프리본 앤드 피터스'에서 통상규제·지적재산권 관련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미국 법조인들의 최고 영예인 종신직 연방법원 판사는 해당 주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국계 종신 연방판사로는 2004년 별세한 허버트 최(한국명 최영조) 판사와 지난해 1월 한국계 여성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북부지법 판사로 임명된 루시 고(42·한국명 고혜란) 판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