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실세 이학봉씨 자택 경매에

청와대 민정수석과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장을 지냈던 '5공 실세' 이학봉(73)씨의 자택이 경매시장에 나왔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16일 "이씨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택에 대한 경매가 서울중앙지법에서 29일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씨의 집은 대지 375㎡, 건물 면적 325㎡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단독주택이다. 감정평가액은 26억400만원이다.

이씨의 집이 경매에 넘어가게 된 것은 전 국회의원 이신범, 이택돈씨가 지난 6월 법원에 경매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영장 없이 구속됐으며 이신범씨는 징역 12년, 이택돈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2007년 재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고, "불법 수사로 피해를 봤다"며 국가와 전두환 전 대통령, 이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국가와 전두환 전 대통령, 이씨가 총 10억원을 두 사람에게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당시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배상액을 임시집행할 수 있게 했고, 이에 따라 이 전 의원 등이 이씨의 집에 대해 경매를 신청한 것이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연구원은 "이번처럼 경매 청구액이 주택 감정가격의 40%가 안 될 정도로 적을 경우 집주인이 청구액을 내고 경매를 취소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경매에서 집이 낙찰되면 집을 비워야 하기 때문에 이씨가 향후 경매 날짜를 미뤄달라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