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이신 양부모님 덕분에 美 정치판 뛰어들 수 있었다"

"백인 주류인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계 입양아 출신이라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요?"(민족사관고 학생)

"교육자이신 양부모님 덕입니다. 제게 교육이 모든 역경을 극복할 힘을 준다는 신념을 주셨죠. 여러분도 그런 신념을 갖길 바랍니다."(훈영 합굿)

강원도 횡성 민족사관고 대강당. 한인 입양아 출신으로 미시간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훈영 합굿(Hapgood·37·한국명 정훈영)이 16일 학생들과 만났다. 민주당 소속인 그는 2002년 미시간주 한인 첫 하원의원에 당선돼 3선을 기록한 뒤 작년 말 상원 선거에서도 승리하며 주목받는 한국계 젊은 정치인이다. 미시간대 정치학과 졸업 후 미국 최대 노조연합체(AFL-CIO) 근무를 거쳐 민주당 하원의원 정책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재외동포재단 초청으로 온 그는 이날 '내가 잠들기 전에 다짐하는 것'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과 문답은 모두 영어로 했다. 강당을 메운 학생 300여명의 영어도 유창했다.

"한국 국회는 충돌을 일삼는데 미국은 다른가요?" "솔직히 미국 의원들도 합의까진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항상 고민스러운 부분이죠." "당의 이익과 지역 유권자 이익이 다를 때 당을 우선한 적 없나요?" "지역 주민들은 내가 어떤 표결을 했는지 세세히 알고 평가합니다. 당 이익만 앞세웠다면 연임은 어려웠을 겁니다."

"아직 젊은데 벌써 4선이잖아요. 학생 때부터 정치 진출 꿈이 있었나요?" "여러분처럼 고등학생 때는 전혀 생각 없었죠. 공부만 했어요. 공부 정말 열심히 해야 합니다. 진담입니다."

합굿 의원은 인천서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 맡겨졌다가 두 살 때 미국에 입양돼 다른 두 입양아와 한 가정에서 컸다.

"1998년 친부모를 찾으려고 처음 한국에 왔어요. 하지만 어릴 적 사진 몇 장뿐이어서 아직 찾지 못했어요. 내가 더 유명해지면 언젠가는 찾으리라고 믿어요." 그의 부인은 한국인 정선화(36)씨. 정씨가 미시간 유학 중일 때 만나 결혼해 두 딸을 두고 있다. 정씨는 공공 재단에서 학교 지원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