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동네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주변에 들어선 대형 마트 내 저가 세탁소 때문에 손님이 급감했다. 차츰 적자가 쌓이면서 김씨는 곧 세탁소 문을 닫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는 김씨처럼 불가피한 사유로 일을 그만두게 되는 자영업자들도 임금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내년 1월 22일부터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주는 '고용보험법 및 보험료징수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17일 입법 예고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기준으로 560여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매월 최대 10만명씩 늘고 있지만 대부분 수익성이 낮은 생계형이라 이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1월 22일부터는 개업 후 고용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입한 자영업자(1인 자영업자 또는 50인 미만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는 불가피한 사유로 일을 그만둔 경우 벌던 수입의 약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3~6개월 동안 실업급여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업급여 수령을 원하는 자영업자들은 개업 후 6개월 안에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료율은 2%이며, 가입시 자신의 월수익을 감안해 150만~230만원 범위 내 5단계 기준 보수 중 하나를 선택해 최소 1년간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
실업급여는 ▲자영업자의 적자가 지속되거나 매출액이 급감하는 경우 ▲자연재해로 막대한 피해를 보거나 건강이 악화될 경우 ▲임신이나 출산 ▲만 6세 이하 자녀의 양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영업을 계속할 수 없을 때만 지급된다. 보험료를 3회 이상 체납한 경우 실업급여 수령 대상에서 제외된다. 김종윤 고용부 고용보험기획과장은 "영세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가게 문을 닫을 때 막막한 경우가 많다"며 "폐업에 따른 위험 부담을 덜기 위해 고용보험 가입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