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첫 식사는 직원들과 짜장면"

성 김 주한 미국 대사가 부임 일주일 만에 '올 어바웃 성 김(성 김의 모든 것)'이란 블로그를 개설해 한국 국민과 소통에 나섰다.

주한 미국 대사관 공식 카페(cafe. daum.net/usembassy)에 개설된 이 블로그에 김 대사가 지난 17일 처음으로 올린 글의 제목은 '서울에서의 첫 주말'이다. 그가 지난 10일 인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과 마주한 장면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가족과 함께 비행기 트랩을 빠져나오자 수많은 기자가 우리 모습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 비행으로 좀 피곤하긴 했지만 한국에 온 것이 몹시 기뻐서 즐거운 마음으로 카메라를 향해 웃을 수 있었다."

그는 이어 공항에 마중나온 장인·장모를 보고 아이들이 좋아한 얘기, 옛 친구들과 외교부 동료들을 다시 만나 반가웠다는 얘기를 덧붙이며 "사람들 간의 관계, 나라 간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했다.

김 대사는 한국에서 먹은 음식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관저에 도착해보니) 식사 시간이 됐는데도 직원들이 아직 관저를 지키고 계셨다. 친목 시간도 가질 겸 저녁 식사로 함께 짜장면을 시켜 먹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나라를 많이 다녔음에도 여전히 한국 입맛이 살아있다"며 "토요일(12일)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가족과 함께 분식집에 가서 라면과 우동, 김밥을 맛있게 먹었다. 한국에서 먹는 한국 음식이 역시 최고"라고 했다.

김 대사는 2001~2004년 한국 대사를 지낸 토머스 허바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을 지난 주말에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경륜 있는 대사님의 지혜를 빌리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했다. 그는 "주한 미국 대사로서 내 뿌리를 돌아보고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것도 기대가 클 뿐 아니라, 미국인으로서 내 경험을 한국 사람들과 나누고, 무엇보다 한미 양국이 좀 더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는 것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이 블로그는 바로 그런 노력 중 하나"라고 했다.

20일 저녁 현재 김 대사의 블로그에는 댓글 54개가 달렸다. '금의환향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식사를 짜장면으로 하셨다니 더욱 친근감이 든다'며 반가움을 표시한 글과 함께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개정을 통해 양국의 동반자 입지를 확립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미국 대사관 공식 카페(카페 USA)는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의 한국 재임 시절인 2004년 11월에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