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포털 "스마트폰용 지도 내가 더 똑똑해"

SK플래닛의 서진우 사장은 최근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모회사인 SK텔레콤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지도 서비스 'T맵'을 이달부터 KT·LG유플러스 등 다른 회사 가입자들도 쓸 수 있게 개방한 것이다. T맵은 막히는 길과 빠른 길을 알려주는 실시간 길 안내 기능으로 인기 높은 스마트폰용 지도 서비스다.

통신회사와 인터넷 포털이 스마트폰용 지도(ma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단순한 교통정보뿐만 아니라 생활정보까지 알려주는 무료 지도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지도 서비스가 음식점·옷가게 등 지도에 등장하는 매장의 광고를 유치하거나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할인쿠폰을 전송하는 식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포털, 스마트폰 지도 서비스 경쟁

SK플래닛의 T맵은 현재 1000만명이 이용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T맵에 서울 명동·홍대·강남 등 주요 상권에서 요즘 '뜨는 가게'를 소개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음식점의 경우 메뉴·가격·주차·대중교통 등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들이 매긴 평점도 확인할 수 있다. 외부 업체들이 T맵을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무료로 T맵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년부터는 유료화로 전환하거나 지도에 등장하는 업체들에 광고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플래닛의 서진우 사장은 "지도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지역정보·모바일광고·할인쿠폰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KT도 '올레 맵'이란 자체 지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현재 사용자는 400만명. 실시간 도로교통 정보는 물론이고 주요 도로의 CCTV 500개의 영상과 구간별 속도 정보까지 보여준다. 지난달에는 주요 매장의 전화번호, 길거리 횡단보도, 건물 외부 주차장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한 지도 데이터를 보강했다.

앞으로 날씨·버스운행 정보까지 지도 서비스에 추가할 계획이다. KT의 이현규 통합플랫폼 개발본부장은 "풍부한 지도 정보를 기반으로 외부 업체들과 제휴해 지도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할인쿠폰에 가게 내부 사진도 제공

지도 서비스는 원래 포털 업체들이 먼저 시작했다. NHN이 내놓은 스마트폰용 '네이버 지도'는 그림 형태의 지도, 항공 촬영 사진, 실제 도로를 다니며 촬영한 사진까지 볼 수 있다. NHN은 서울시와 제휴해 지난 9월부터 주택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 정보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있는 곳 주변에서 어떤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7월부터 지도 서비스에 주요 가게의 실내 사진을 제공하는 '스토어 뷰(Store View)' 기능을 추가했다. 스마트폰 지도에서 특정 가게를 선택하면 그 점포의 안팎을 360도 파노라마 사진으로 비춰주는 서비스다. 가게를 방문하기 전에 인테리어, 테이블 위치 등 분위기를 파악하고 메뉴판까지 볼 수 있다.

'스토어뷰'에 등록된 가게는 700곳을 넘어섰다. 이 서비스에 1년간 등록하는 비용은 5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다음 측은 자영업자와 소규모 가게뿐만 아니라 백화점·병원 등 대형 업체와도 스토어뷰 입점을 협의 중이다. 다음의 전정환 로컬서비스 본부장은 "등산로나 테마파크 놀이시설 등 생활에 유용한 지도 정보를 계속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도 우리나라에서 지도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구글코리아의 정김경숙 상무는 "스마트폰에서 전 세계 지도를 한글로 찾아볼 수 있다"며 "한국 이용자를 위해 길 안내 서비스까지 자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