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나라 한국 알릴 기회"

"대한민국이 휴대폰·자동차·선박만 잘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 인문학의 나라임을 알릴 좋은 기회입니다."

제1회 세계인문학포럼 조직위원장을 맡은 박영식 전 교육부장관은 "월드컵이나 올림픽도 중요하지만 이런 지적(知的) 행사야말로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24~26일 부산서 열리는 세계인문학포럼은 인류가 직면한 도전과 과제에 대한 인문학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학자들이 모이는 행사다. 유네스코·교육과학기술부·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관한다.

큰 주제는 '다문화 세계의 보편주의'. 그 아래 '문화상대주의와 보편주의' '글로벌 시대의 다중정체성' '문명갈등의 양상과 전망' '지구윤리와 문화소통의 가능성'을 논의한다.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 정치철학자인 프레드 달마이어 노트르담대 명예교수, 프랑스 소설가 장 마리 구스타프 르 클레지오가 기조강연하고, 국내외 인문학자 60명이 발표·토론의 향연을 벌인다. 마지막 날에는 '부산 선언'이 발표되고,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청소년과 대화하는 시간도 갖는다.

첫 포럼의 한국 유치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박 위원장은 말했다. "작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파리에서 장기원 유네스코 대사를 만나 '인류 사회에 기여하고 한국에도 의미 있는 사업을 추진해보자'며 유네스코에 제안했어요. 마침 인문학에 관심 많은 이리나 보코바유네스코 사무총장이 흔쾌히 동의했지요."

"우리는 선비와 사대부의 나라였습니다. 과거로 인재를 뽑을 정도로 인문학 전통이 강한 나라였죠." 박 위원장은 "이런 전통을 기반으로, 지금처럼 국제사회가 위기와 불안에 처해있을 때 지혜를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면 한국 이미지가 한층 격상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