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국에서 온 학생에 報恩의 장학금

"6·25전쟁 때 우리를 도와줬던 나라에서 온 학생들에게 도움 줄 수 있어 다행입니다. 조금이나마 빚을 갚는 셈이죠."

'CEO지식나눔재단' 노기호 공동 대표는 지난 21일 한양대 신본관에서 열린 장학기금 전달식에서 "매년 1억원씩 더 모아 많은 참전국 출신 학생을 돕고 싶다"고 했다.

CEO지식나눔재단은 전·현직 CEO 40명이 지식과 경험을 나눠주기 위해 지난해 9월 만들었다. 이들은 한양대와 강의 멘토링 협약을 맺어 이번 학기부터 공대·경영대 학생들에게 'CEO 특강'을 하고 있다. 이렇게 몇몇 대학에서 받은 강의료와 회원들 출연금을 모아 이날 첫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상은 한양대로 유학 온 6·25 참전국 출신 학생 가운데 형편이 어렵고 성적이 우수한 사람이다. 등록금 절반을 졸업 때까지 지원한다. 첫 수혜자는 세 명으로, 터키에서 온 펠린 에브림 에브렌셀(22), 태국 출신 끼라띠 푼야네람(25), 미국인 브랜든 안셀미노(22)다.

끼라띠는 한양대 어학원 2년 동안 말하기·듣기·쓰기·읽기 모든 과목에서 고득점한 한국어 수재로 이번 학기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정식 입학 꿈을 이뤘으니 더 열심히 공부해 또 다른 꿈인 교사가 꼭 되겠다"고 했다.

터키 앙카라대에서 한국어문학을 전공한 펠린은 한양대 국어교육학과 석사과정에 다닌다. 2008년에 반년간 부산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던 그는 '한국에서 제대로 더 공부하고 싶어서' 입학했다. 부모님이 보내주는 생활비로 고시원에서 지낸다는 펠린은 "사실은 공부하기엔 부담스러운 형편인데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려 다행"이라고 했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에서 한양대 국제학부로 편입한 브랜든은 "이제 학비 대출을 좀 덜 받아도 되겠다"며 "6·25전쟁과 남북 관계를 공부해 나중에 남북한 관계 개선에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