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60~70대 '젊은 노인' 출입금지!

충북 보은에 80세 이상 노인만 출입할 수 있는 고령자 전용 경로당이 문을 열었다.

보은군은 보은읍 삼산리 자원봉사센터 옆 공터에 고령자 전용 경로당을 신축, 22일 입주식을 가졌다. 여든살 이상의 고령자 공간이라는 뜻에서 '산수(傘壽) 어르신의 쉼터, 상수(上壽) 사랑방'이라고 이름 붙였다. '산수'는 80세를 가리키는 말이며, '상수'는 100세를 가리키는 말로 '병 없이 하늘이 내려준 나이'를 의미한다.

건축면적 62㎡의 아담한 경로당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한 2개의 방과 주방, 화장실 등을 갖추고 있다. 나이 많은 노인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문턱을 모두 없앴고, 안전한 화기관리를 위해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를 설치했다. 난방은 연료비 부담이 적은 LP가스 보일러를 설치해 노인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도록 배려했다.

보은군이 마을마다 설치된 경로당 외에 고령자 경로당을 따로 지은 것은 60~70대가 주류를 이루는 경로당에서 밀려난 고령 노인들에게 아늑한 쉼터를 마련해주자는 취지에서다. 60대부터 90대까지 함께 이용하는 일반 경로당에서는 부자지간이거나 집안 어른 등과 함께 생활하면서 불편이 많기 때문이다.

보은군은 "고령자 전용 경로당이 생긴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일반 경로당에서 밀려난 고령 노인들이 마땅한 거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전용 경로당을 지었다"고 말했다.

현재 고령자 전용 경로당에는 남자 회원 31명이 등록돼 있다. 일단 남자 노인회만 조직했지만 할머니방이 따로 있기 때문에 곧 여자 노인회도 만들 계획이다.

조용구(87) 노인회장은 "자식뻘 되는 노인들과 한 경로당에서 생활하다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80세 이상 노인들만 함께 지낼 수 있는 경로당이 생겨 너무 좋다"며 "노인회원들이 모두 경로당 이름처럼 100세까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은군 전체 인구 3만4725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9622명(27.7%)이며 이 가운데 2075명이 팔순을 넘긴 고령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