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기다리면… 2012년… 새차… 新모델…

기아차의 경차 모닝부터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까지, 수입차 최저가 기록을 세운 닛산 큐브(2190만원)부터 기본가격이 5억7500만원인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00-4까지…. 올 한해 국내에 출시된 국산·수입 신차는 어림잡아 60여종을 헤아린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산 하이브리드 시대를 여는 쏘나타·K5 하이브리드를 내놨고, 폭스바겐과 BMW 등 독일 브랜드가 소형 디젤차 경쟁을 주도했다.

여느 때보다 신차 경쟁이 치열했던 한 해를 뒤로하고, 내년에는 어떤 신차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환심을 살지 관심이다. 토종 브랜드들은 새로 내놓을 볼륨모델(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대중적인 차종)이 없는 대신, i40 세단과 아반떼 쿠페, 액티언 스포츠 후속 신형 픽업트럭 SUT1(프로젝트명) 같은 마니아층을 겨냥한 차들을 출시 대기 중이다.

수입차의 경우, 피아트와 시트로앵 등 유럽 브랜드 두 개가 한국에 새로 얼굴을 내민다. 모두 소형차 부문 강자들이다. BMW가 신형 3시리즈와 미니(MINI) 디젤을, 벤츠는 신형 B클래스를 대표선수로 내세워 인기몰이에 나선다.

◇'패밀리 세단'의 역습

새해 벽두를 장식할 신차는 도요타의 신형 캠리(7세대)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지난달 먼저 공개됐지만, 국내에는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가져오기 위해 출시 일정을 내년으로 늦춰 잡았다.

2.5L 4기통 엔진 모델은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23.5㎏.ｍ의 힘을 낸다. 출력과 토크가 종전 대비 각각 5%와 2% 향상되는 데 그쳤다. 연비는 미국 기준으로 시내에서 25mpg(L당 약 10.6㎞), 고속도로에서는 35mpg(L당 14.9㎞) 수준이다. 그러나 한·미FTA 발효를 예상하고 미국산 상품을 들여오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도요타 대표세단의 자존심을 지켜나갈지 관심이다.

폭스바겐도 대표 세단인 신형 파사트를 들여온다. 골프와 제타 등으로 연비 좋은 디젤차의 경제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폭스바겐 측은 신형 파사트의 인기를 자신하고 있다. 종전보다 휠베이스(앞·뒤 차축 거리)가 길어져 공간이 넉넉해졌다.

올해 수입차 판매 1위를 굳힌 BMW는 6년 만에 완전히 바뀌는 신형 3시리즈로 판매 신기록을 세울지 관심이다. 5시리즈 가솔린 모델도 기존 6기통 3.0L 엔진에서 4기통 2.0L 터보엔진으로 심장을 바꿔달고 나온다. 신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렉서스도 신형 GS시리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질세라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신형 세단을 1종씩 준비하고 있다. 기아차는 K시리즈를 완성할 고급차 'K9(가칭)'을 내년 3월쯤 출시할 예정이다. 오피러스 후속이지만, 기존 오피러스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현대차 제네시스의 대항마가 될 전망. 현대차는 유럽형 왜건으로 출시한 i40의 세단형도 만들어 패밀리 세단을 사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다양화한다. 쏘나타나 그랜저와의 '집안 싸움'도 관심거리다.

◇소형SUV·스포츠카…골라보세요

그런가 하면 SUV 신차 경쟁도 만만찮다. 현대차가 7년 만에 신형 싼타페를 선보인다. 출시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현대차가 최근 신차마다 적용하고 있는 헥사고날(육각형) 그릴 등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적용해 확 달라진 외관을 선보일 전망.

수입차도 쟁쟁한 SUV를 출시 대기 중이다. BMW의 X1과 X3에 자극받은 아우디가 이에 질세라 콤팩트 SUV 신상품 Q3를 내놓는다. Q5나 Q7은 크고 비싸서 부담스럽게 느꼈던 소비자들이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벤츠도 신형 B클래스 일명 '마이비(My-B)'로 전선을 형성한다. 벤츠 독일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구민철씨가 아이디어 제안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도맡았다. 혼다자동차도 한국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모델 CR-V의 신형으로 재기를 노린다. 이 밖에 인피니티가 7인승 고급 SUV인 JX를, 쌍용이 신형 픽업트럭을 출시한다. 고성능·스포츠카 새 얼굴로는 벤츠 뉴 SLK, 페라리 458스파이더, 스바루 WRX STI, GM의 콜벳 등이 있다.

한편 친환경차의 데뷔도 계속된다. 기아차는 소형 박스카 '레이'의 가솔린 엔진을 들어낸 자리에 배터리와 모터를 넣은 '레이 전기차'를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생산할 계획.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 공공기관에 2000여대를 공급한 뒤 전기차 충전장치 보급 추이를 봐서 일반판매 시기가 결정된다. 현재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단지에서 SM3의 전기차 모델을 시범 운행 중인 르노삼성은 내년 말 부산 공장에서 이 차의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