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株의 계절… 올해는 늦을수록 좋다?

'배당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해 농사를 마친 기업들이 수익에 따라 배당을 하는 연말이 다가오자 배당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11월은 배당주 투자의 '막차'를 타는 시기다. 상장사 대부분 회계연도가 12월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12월 말 기준으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 준다. 내년 1월에 주식을 사더라도 배당을 받으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의 주가는 다소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다소 위축된 상황이라 국내 상장사가 배당을 많이 하지 않을 수 있어, 개별 종목의 배당성향 등을 따져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하락장 속 빛나는 배당주

23일 코스피 지수가 2.3% 하락한 가운데 가장 선방(善防)한 업종은 통신업종이었다. 이날 통신업종은 0.5% 하락하는 데 그쳤다. KT는 소폭 상승했고, SK텔레콤은 장 막판 하락 전환해 0.6% 내렸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배당주인 통신업종에 자금이 몰린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 주가 등락률을 살펴보면 배당주는 대안투자처로 불릴 만하다. 주요 배당주로 꼽히는 SK텔레콤은 일주일간 1.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5.4% 하락했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아이에스동서도 한 주간 30% 가까이 급등했고, KT&G도 2.5% 올랐다.

한화증권의 이호상 연구원은 "고배당 종목은 배당 수익뿐 아니라 배당을 기대하는 투자자금이 유입되며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성향과 시가총액 함께 고려"

그렇다면 좋은 배당주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당성향이란 기업 이익에서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의 비율을 말한다. 그래서 순이익이 많이 나는 기업 중 과거 꾸준히 배당을 해온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에스원·메가스터디·S-Oil의 올해 배당성향 전망치가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주의 시가총액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신영증권의 한주성 연구원은 "연말 배당주 투자에 나서는 연기금과 외국인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위주로 담기 때문에 수급을 고려하면 대형주 주가가 중·소형주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가총액을 고려해 KT와 SK텔레콤, KT&G를 좋은 배당주로 꼽았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중소형 배당주도 주목할 만하다. 이트레이드증권의 양지혜 연구원은 무림P&P의 제지가동률이 높아지며 안정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9000원을 제시했다. KTB투자증권은 율촌화학이 지난 8년 동안 투자했던 자금을 내년부터 회수할 것으로 기대되고, 포장사업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현대증권 송동헌 연구원은 건축 마감재를 생산하는 아이에스동서의 건설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배당 투자, 늦을수록 좋다"

일반적으로 연말 배당이 기대되는 배당주에 대한 투자 적기는 8~9월이다. 연말이 가까울수록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므로 배당주 주가가 이미 올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연말 증시가 급락하며 3분기보다 오히려 배당수익률이 높아졌다.

동양종금증권의 이중호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증시가 하락하며 지금이 오히려 배당주 저가 매수 시기"라고 말했다. 배당주는 배당락(落)이 지나면 바로 매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배당락일은 2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