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송도 국제도시서 '유통 공룡' 롯데에 도전장

이랜드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유통 공룡' 롯데에 도전장을 던졌다. 송도 국제업무단지 안에 2015년 오픈 예정인 롯데 복합쇼핑몰 바로 앞에 부지를 마련해 유통시설을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오는 29일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한다. 이랜드가 매입하는 땅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업무단지 F6-2·6-3 블록. 인천지하철 인천대입구역과 바로 연결되는 총 1만9587㎡(약 5925평) 규모의 부지로, 매입금액은 385억원 정도다. 이랜드는 이곳에 백화점이나 아웃렛 등 유통시설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최근 사업역량을 집중하는 직매입 백화점 'NC백화점'이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가 매입한 부지는 공교롭게도 롯데가 롯데자산개발을 앞세워 진행 중인 '롯데타운' 부지와 맞닿아 있다.〈그래픽 참조〉 롯데자산개발은 지난 6월 1450억원을 들여 8만4500㎡(2만5560평)의 부지 매입계약을 완료했다. 롯데는 이곳에 백화점·대형마트·영화관·아이스링크·해외 SPA 브랜드 위주로 구성된 쇼핑몰·오피스텔 등 연면적 44만3000㎡(13만4000평) 규모의 롯데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랜드가 '적진'(敵陣) 앞에 부지를 확보한 것은 롯데에 '선전포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유통업계는 해석한다. 이랜드는 이미 직매입 방식으로 명품 브랜드 등의 가격거품을 뺀 NC백화점을 내세워 입점업체에 판매수수료를 받는 기존 백화점업계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백화점업계의 신규 출점이 주춤한 상태지만, NC백화점은 작년 6월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에 1호점을 낸 이후 지난 10일 5호점인 서울 은평점을 오픈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랜드는 NC백화점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송도국제도시에서 롯데백화점과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뜻이다.

이랜드가 송도에 '승부수'를 던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랜드 유통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9월 송도국제도시 내 상업시설인 '커낼워크'에 명품 아웃렛을 여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랜드는 커낼워크 전체를 임차해 명품 패션·의류 유통점을 만들어 2012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의 상권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