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 200명? 실제는 13명… 소셜커머스(트위터 등 SNS 통한 쇼핑) 사기

"주변에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요."

"먹어 보니 효과가 좋던데 가격이 정말 싸네요. 당장 구입해야겠어요."

가정주부 김인선씨는 남편에게 줄 홍삼진액세트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쇼킹온'이라는 소셜커머스 업체 홈페이지로 들어갔다. 이 업체가 판매 중인 상품에는 추천용 댓글이 여러 개 달려 있었다. 이날 하루만 판매하는데도 실제 판매 수량도 202개나 됐다. 김씨는 다음 날이면 살 수 없을 것이란 조급함에 해당 제품을 서둘러 구입했다. 앞서 구매한 202명의 안목을 믿은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김씨를 포함해 이 제품을 구입한 사람은 13명에 불과했다. 업체가 인기제품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판매수량을 202개로 부풀려 놓았던 것이다.

◇판매수량 조작… 거짓 구매후기

공정위는 이처럼 판매 수량을 조작하거나 구매 후기를 허위작성해 소비자를 속인 소셜커머스 업체 3곳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28일 발표했다. 해당 업체는 그루폰 코리아(500만원·이하 과태료), 쇼킹온(700만원), 슈팡(500만원)이다.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의 한국 현지법인인 그루폰 코리아는 직원들에게 30만원어치 사이버 캐시를 나눠준 뒤 190여 종의 상품을 허위 구매하도록 했다. 판매 시간이 종료되면 구매 내역을 취소하게 한 뒤 돌려받은 금액으로 다시 다른 상품 허위 구매를 반복하게 했다. 성경제 공정위 전자거래팀장은 "소비자들은 많이 팔리는 제품을 믿고 사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이용, 매출을 늘리기 위해 판매 수량을 부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루폰 코리아와 쇼킹온은 직원들을 통해 마치 소비자가 구매한 것처럼 허위로 구매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성경제 팀장은 "그루폰의 경우 직원 한 명이 147개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소셜커머스 작년의 20배로 성장

공정위는 위조 상품을 판매한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도 적발했다. 이 업체는 키엘 수분크림, 뉴발란스 운동화 등 유명 브랜드의 위조 상품을 판매하다 적발됐다. 다만 관련법상 과태료 없이 시정명령만 내려졌다.

지난 10월 공정위는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반값 할인을 내세우지만, 할인율을 과장하거나 유령 쇼핑몰을 만든 뒤 업주가 돈만 챙기고 사라지는 등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이버 쇼핑 거래금액은 지난 7~9월에만 7조2770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고, 특히 소셜커머스 업체는 '반값 할인'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 등 상위 4개 업체는 지난 3분기에만 2340억원의 거래금액을 기록, 올 한 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합계가 500억원을 밑돈 것과 비교하면 빠른 성장세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 커머스가 히트를 치면서 후발 업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 지난 9월 기준 정식 등록업체만 457개사에 달한다"며 "미등록 업체까지 합하면 500개 이상 업체가 난립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종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위법 업체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성경제 팀장은 "관련법상 첫 위반사실이 적발되면 건별로 200만~500만원의 과태료만 부과하도록 돼 있어 어쩔 수 없다"며 "처벌 수위를 높이기 위한 법 개정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

트위터 등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서 입소문을 내서 고객을 모으고, 이들이 일정 수를 초과하면 온라인으로 서비스나 제품을 대폭 할인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 서비스. 일반 인터넷 쇼핑보다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고객을 모으는 게 특징이다. 구매자는 할인 혜택을, 판매자는 대량 판매와 홍보 효과를 누리며, 소셜커머스 업체는 매출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