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 홀컵 두개, 어려운 쪽에 넣으면 버디가 이글

그린에 두 개의 홀이 있다. 공략이 까다로운 위치에 있는 홀에는 검은색 깃발을 단 핀이, 상대적으로 쉬운 곳에는 흰색 핀이 꽂혀 있다. 어려운 홀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 원칙이 적용된다.

버디를 잡으면 스코어카드에는 이글로 적힌다. 하지만 보기는 더블 보기가 된다. 파는 그대로 파다. 쉬운 홀을 선택하면 '고위험'도 없지만, '고수익'도 없다. 스코어 그대로 적으면 된다. 골퍼는 티잉 그라운드에서 어떤 핀을 공략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중간에 마음을 바꿀 수는 없다.

다음 달 3~4일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인 '한양수자인·광주은행 KLPGA 올스타 왕중왕전'에서는 이처럼 독특하게 스코어를 부여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승부의 묘미를 더하기 위해 2라운드의 마지막 15~18번 4개홀에만 이 방식을 적용한다. 마지막 날 승부처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 장면이 나올 수 있다.

주최측이 편의상 '더블핀, 더블스코어'라고 부른 이 방식은 영국의 유명한 아마추어 골퍼 피터 매커보이(58)가 고안해 2007년부터 일부 골프장과 대회에서 적용 중인 '파워 플레이 골프'를 응용한 것이다. 홀마다 검은색 깃발과 흰색 깃발의 핀이 꽂혀 있는 9개 홀에서 열리는 파워 플레이 골프에서는 마지막 홀을 포함해 최소한 4개홀을 '파워 플레이 홀'로 선택해서 경기한다.

이번 KLPGA 왕중왕전에는 올 시즌 3관왕을 차지한 김하늘을 비롯해 양수진, 심현화, 정연주, 이승현, 최혜정, 조영란, 김혜윤 등 올 시즌 우승 경험이 있는 8명만이 출전한다. 총상금은 1억2000만원(우승상금 4000만원)으로 SBS골프가 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