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1955년부터 1963년까지 출생한 사람) 세대 가구의 약 76%가 노후대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이비부머 가구의 보유 자산이 부동산에 치중돼 있어 은퇴 후 3~10년내 상당수가 유동성 부족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21.8%를 차지하며, 전체 가구 총자산의 27%를 보유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는 1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이후 자산여력 진단’ 보고서를 통해 베이비부머 가구의 24.3%만이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베이비부머 가구가 노후생활에 필요로 하는 최소 자금을 3억6000만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 가구가 희망하는 최소 수준 생활비인 월 평균 148만원에 은퇴시점(55세) 이후의 기대여명인 27.6년과 연금 소득을 감안해 산출한 액수다. 베이비부머 가구가 희망하는 적정자금은 5억4000만원이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 가구 중 3억6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가구는 24.3%에 그쳤고, 절반 이상(51.7%)의 가구는 필요한 자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베이비부머 가구가 은퇴 후 3~10년 이내에 금융자산 부족으로 인한 유동성(돈) 부족 사태를 맞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고, 금융자산의 대부분을 수익성이 낮은 곳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 가구의 평균 총자산 3억4000만원 중 부동산 자산은 2억6000만원 수준으로, 부동산자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8대 2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구의 금융자산은 대부분 안전형 상품(요구불·예적금·보험)에 편중돼 수익성 역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가구가 금융자산 중 안전형상품에 투자한 비율은 최고 88.5%에 달했다. 대출로 빚을 낸 가구는 전체 가구의 6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권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산여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들의 부채구조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