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 10월 유럽에서 2만9201대의 차를 팔아 시장점유율 2.8%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의 판매대수(3만807대)와 점유율(2.9%)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4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 10월 점유율이 전달에 비해 0.2%포인트 오른 2.8%를 기록했다. 지난해 점유율이 평균 1.9%에 불과했던 기아차가 단숨에 점유율을 1%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다. 10월 차 판매대수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6% 늘어 주요 브랜드 중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유럽 경제위기로 소비가 위축돼 10월 이 지역 자동차 판매량은 평균 1.4% 줄어들었다.
유럽은 중국·미국과 함께 세계 3대 자동차시장이다. 1위 폴크스바겐의 점유율이 11~12% 수준이고, 르노·푸조·시트로엥·오펠 같은 전통 유럽 브랜드들의 점유율도 한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기아차가 유럽에서 3%대 점유율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고연비 소형차와 경쟁력 있는 디젤 신차를 주력으로 내세운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기아차의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은 모닝(현지명 피칸토)과 프라이드(현지명 리오)다. 9월 출시된 신형 프라이드는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3도어와 5도어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으로 나왔다. 또 2분기 현지에 선보인 신형 모닝은 수동 변속기 기준 22㎞/L의 연비로 소형차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두 차종은 10월 한 달간 각 5000대가 팔리면서 전체 기아차 유럽 판매량의 35%를 차지했다.
유럽 전용 준중형차인 씨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비이클(SUV) 스포티지 등도 디젤 모델 판매량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의 인기에 힘입어 10월 현대·기아차의 유럽지역 합계 점유율은 5.7%로 도요타(3.9%)뿐만 아니라 다임러와 BMW(4.9%), 피아트(4.7%) 등을 제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