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진, 구리 대마 잡고 통쾌하게 기선 제압

원성진(26·사진)이 생애 첫 세계 제패까지 1승만을 남겼다. 5일 상하이(上海) 그랜드센트럴호텔서 시작된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즈 결승 3번기 제1국서 원성진은 전년도 우승자 구리(古力·28)를 완파, 남은 두 판 중 1승만 추가하면 프로생활 13년의 숙원을 달성하게 됐다.

기록적인 대승이었다. 원성진은 포석에서 실리를 아낌없이 내주면서 좌변 일대에 호방한 세력을 쌓은 뒤, 중앙 파괴에 나선 거대한 흑 대마 포획에 성공하면서 180수 만에 불계승했다. 지금까지 원성진의 국제무대 최고 성적은 2000년대 초 기록한 두 번의 4강 진입. 반면 구리는 7번이나 세계 정상을 밟아본 베테랑이다.

둘 간의 통산 전적은 3승3패로 같아졌다. 역대 삼성화재배서 한국은 최다(9회) 우승국이지만 최근 2년간은 중국기사에게 패권이 돌아갔다. 2·3국은 6일과 7일 벌어지며 우승상금은 2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