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上場 문턱 낮추기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금융 당국이 중소기업 상장(上場) 요건을 완화하고 회사채도 더 쉽게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5일 "중소기업 금융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유망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쉽게 끌어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일단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상장할 때 혜택을 주고, 회사채를 발행할 때 도움을 주는 제도를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움직임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자본시장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을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기업 금융 지원 대책이 단지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쉽게 받도록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의 태동에서 소멸까지 생애 주기 전체에 걸친 종합적인 지원 방안이 되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뜻"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구체적인 실행안을 짜기 위해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에서 겪는 애로점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내년쯤 새로 등장할 한국형 IB(투자은행)가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돕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쉽게 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엄두를 못 내는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또 중소기업의 M&A(인수 및 합병)를 촉진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기업이 어느 정도 덩치를 키우면 쉽게 매각해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하고, 반대로 성장 가능성이 안 보이면 얼른 매각할 수 있어야 중소기업 창업이 활성화된다는 맥락에서다. 금융위 측은 "계획대로 굴러가지 않는 회사를 기업 오너가 빨리 정리할 수 있게 만들어 주면 채권 금융회사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5일 간부 회의에서 "중소기업 금융 지원과 관련해 모든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새로 설계한다는 각오로 획기적으로 제도를 개편해달라. 모든 부서가 협조해 기념비적인 대책을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