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씨가 붕어빵… 국내 최초 신장기증 母子

"어머니의 생명 나눔 사랑을 붕어빵처럼 닮고 싶었어요."

"아들이 자랑스러워요. 장기 기증은 생명을 나누는 귀한 일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국내 최초로 모자(母子) 신장 기증자가 탄생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7일 윤현중(41)씨가 어머니 엄해숙(63)씨에 이어 신장을 8일 기증한다고 밝혔다.

어머니 엄해숙씨는 남편과 이혼하고 1976년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했다. 엄씨는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아 나도 뭔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마침 보험설계사로 일하며 만난 한 고객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내가 가진 장기로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2003년 신장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엄씨는 신장 기증 후에도 사무실에 장기 기증 서약서를 비치하고, 가방엔 장기가 불편한 환자들을 위한 후원 신청서를 넣어 다닌다. 올 1월부터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신장을 이식받거나 기증한 사람들 모임인 '새생명나눔회'의 전국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머니의 모습은 맏아들 윤씨에게 영향을 끼쳤다. 아들도 엄씨와 같은 사무실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한다. 어머니 손을 잡고 1986년부터 헌혈을 시작했다. 윤씨는 "신장을 기증하고 남을 위해 사는 어머니를 보며 자연스럽게 나도 다른 사람들과 생명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1999년엔 사후 장기 기증도 약정했고, 2010년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50회 이상 헌혈하면 받는 '금장훈장(金裝勳章)'도 받았다.

그는 "어머니가 신장 기증 후 오히려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나도 한시라도 젊을 때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며 "어머니와 장기 부전 환자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