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로 엮은 패션

철사를 거미줄처럼 엮고 구슬 장식을 더했다. 옷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입을 수는 없다.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금기숙(59·사진) 교수의 작품은 패션과 조각의 중간쯤에 있다.

금 교수의 개인전 '무빙, 댄싱 앤 인라이트먼트(Moving, Dancing & Enlightment)'가 21일까지 서울 팔판동 갤러리 인에서 열린다. 패션에 예술성을 더해 옷과 액세서리를 제품이 아닌 '작품'으로 승화시킨 '패션아트'를 선보인다. 드레스나 구두 모양을 한 소품부터 인체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까지 33점이 전시된다. 지난해 호화 유람선 '얼루어 오브 더 시'의 내부 전시 설치 작품으로 선정돼 화제가 됐던 금 교수의 패션아트 작업을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금 교수는 경원대 조효숙 교수와 함께 현재 판·검사들이 입는 법복(法服)을 디자인했다. 그는 "몸에 걸칠 수 있어야 패션인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로 쓰는 그릇도 되고 감상을 위한 작품도 되는 도자기처럼 패션도 예술의 한 분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무료. (02)732-4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