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금값은 다 거품… 결국 투자할 만한 건 저평가된 주식
입력 : 2011.12.09 03:03
신한BNP파리바 패트릭 망지 부사장
"금(金) 투자요? 저 같으면 안 합니다. 금은 세상에 종말이 올 때나 투자하는 겁니다."
패트릭 망지(43)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은 솔직하고 명쾌했다.
"액세서리 정도는 살 수 있겠죠. 하지만 금이 대체 어디에 필요한가요? 은은 산업 현장에서 쓰이지만, 금이요? 지금 금값은 거품입니다."
그는 원자재 시장 전망에 대해 묻자, 금 얘기부터 꺼냈다. 금값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는 있어도 이미 너무 가격이 높고 투자할 가치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금보다는 차라리 실제 수요가 있는 농산물이나 원유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원자재(commodity)는 투기의 대상이 되면서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고,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인인 그는 유럽 사정에 밝다. 2008년 한국에 오기 전까지 20여년을 유럽 금융가에서 활동했다. 도이치뱅크, 메릴린치에서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교수, 프랑스 BNP파리바 수석전략가를 지냈다.
그는 지난 8월부터 우리 주식시장을 괴롭히고 있는 유로존 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자발적으로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을 겁니다. 얻을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누가 강요하지 않는 한 말이에요. 그리고 아주 오랜 기간, 유로존이 부채를 공동 관리하는 재정 통합 과정이 진행될 겁니다. 미국이나 독일의 연방 정부 시스템이 갖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같은 약소국이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을 것이란 그의 전망은 다소 의외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나라들은 유로존에서 탈퇴해야 통화가치가 절하되고, 수출이나 관광이 늘어나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출할 게 없는데 뭘 수출하나요? 오히려 수입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비용이 더 커질 텐데요? 그리스 국민 70%가 유로존 탈퇴를 반대하고 있어요."
그리스나 포르투갈은 수출할 만한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았고, 유로화를 포기할 경우 갚아야 할 빚이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내년 세계 증시는 어떻게 진행될까. 그는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지고, 30%를 차지하는 미국도 썩 좋지 않기 때문에 큰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증시가 상반기에는 유럽 이슈 때문에 단기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로존이 붕괴되지 않는다는 방향만 확실히 잡힌다면,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고 있어 약간 좋은 뉴스만 나와도 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도 점진적으로 상승해 내년 연말 주가는 올해 연말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국 투자할 만한 건 '주식'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높지는 않지만 점진적인 성장은 계속될 것이고, 무엇보다 주식 값이 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전체 PER(주가수익비율)은 9배 수준으로 2009년 11배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싼 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3~4년간 외국인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과거엔 한국 시장이 매우 작아, 중국에 투자하면서 덤으로 끼워넣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한국을 독립적인 시장으로 보는 기관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망지 부사장에 따르면, 한국 시장은 세계 시장과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고 여겨진다고 한다. "한국 시장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빨리 개장하기 때문에 다른 시장의 움직임에 선행하죠. 선행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관관계가 낮은 겁니다." 한국 시장이 대외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고 여기는 우리 생각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요즘 같은 변동성이 큰 시점에서 더욱 매력있는 투자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중국 정부의 통화 완화 정책(금리 인하 등)이 단행되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중국 증시가 죽을 쒔던 이유는 정부의 긴축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이 3년 만에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통화 완화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 지금은 중국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패트릭 망지(43)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은 솔직하고 명쾌했다.
"액세서리 정도는 살 수 있겠죠. 하지만 금이 대체 어디에 필요한가요? 은은 산업 현장에서 쓰이지만, 금이요? 지금 금값은 거품입니다."
그는 원자재 시장 전망에 대해 묻자, 금 얘기부터 꺼냈다. 금값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는 있어도 이미 너무 가격이 높고 투자할 가치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금보다는 차라리 실제 수요가 있는 농산물이나 원유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원자재(commodity)는 투기의 대상이 되면서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고,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위험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인인 그는 유럽 사정에 밝다. 2008년 한국에 오기 전까지 20여년을 유럽 금융가에서 활동했다. 도이치뱅크, 메릴린치에서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교수, 프랑스 BNP파리바 수석전략가를 지냈다.
그는 지난 8월부터 우리 주식시장을 괴롭히고 있는 유로존 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자발적으로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을 겁니다. 얻을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누가 강요하지 않는 한 말이에요. 그리고 아주 오랜 기간, 유로존이 부채를 공동 관리하는 재정 통합 과정이 진행될 겁니다. 미국이나 독일의 연방 정부 시스템이 갖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같은 약소국이 유로존을 탈퇴하지 않을 것이란 그의 전망은 다소 의외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나라들은 유로존에서 탈퇴해야 통화가치가 절하되고, 수출이나 관광이 늘어나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출할 게 없는데 뭘 수출하나요? 오히려 수입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비용이 더 커질 텐데요? 그리스 국민 70%가 유로존 탈퇴를 반대하고 있어요."
그리스나 포르투갈은 수출할 만한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았고, 유로화를 포기할 경우 갚아야 할 빚이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내년 세계 증시는 어떻게 진행될까. 그는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지고, 30%를 차지하는 미국도 썩 좋지 않기 때문에 큰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증시가 상반기에는 유럽 이슈 때문에 단기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유로존이 붕괴되지 않는다는 방향만 확실히 잡힌다면,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고 있어 약간 좋은 뉴스만 나와도 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도 점진적으로 상승해 내년 연말 주가는 올해 연말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국 투자할 만한 건 '주식'이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높지는 않지만 점진적인 성장은 계속될 것이고, 무엇보다 주식 값이 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전체 PER(주가수익비율)은 9배 수준으로 2009년 11배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싼 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3~4년간 외국인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과거엔 한국 시장이 매우 작아, 중국에 투자하면서 덤으로 끼워넣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한국을 독립적인 시장으로 보는 기관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망지 부사장에 따르면, 한국 시장은 세계 시장과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고 여겨진다고 한다. "한국 시장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빨리 개장하기 때문에 다른 시장의 움직임에 선행하죠. 선행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관관계가 낮은 겁니다." 한국 시장이 대외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고 여기는 우리 생각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요즘 같은 변동성이 큰 시점에서 더욱 매력있는 투자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중국 정부의 통화 완화 정책(금리 인하 등)이 단행되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중국 증시가 죽을 쒔던 이유는 정부의 긴축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이 3년 만에 은행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통화 완화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 지금은 중국에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