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탕카멘 보물, 지금 이집트에 가도 한자리에서 못봐요"

"투탕카멘 보물은 지금 이집트에 가도 한자리에서 볼 수 없습니다. '왕들의 계곡'에 있는 무덤들은 텅 비어 있고, 카이로 박물관에 간다 해도 역사적 맥락 없이 유물이 흩어져 있을 뿐이죠. 이번 전시는 무덤 속 보물들을 발견 당시와 똑같이 재현해 놓은 경이로운 프로젝트입니다."

이집트학 전공 고고학자인 빌프리트 자이펠(67) 전 비엔나미술사박물관장이 국립과천과학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신비의 파라오 투탕카멘' 전시 감상법에 대해 힌트를 줬다. 자이펠 박사는 이번 특별전을 기획한 주인공. 1990년부터 무려 17년간 비엔나미술사박물관장을 지낸 그는 지금도 '전시 기획자'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유리벽 없는 생생 체험 전시

"이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은 유리벽 없이 방문객들이 작품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투탕카멘 관련 특별전이다. 이집트 정부의 공인하에 독일 학자와 기술진이 투탕카멘의 무덤과 보물 1300여점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실물과 똑같이 제작해 선보인다. 자이펠 박사는 "전시품은 모두 실물과 똑같은 복제품이지만, 중요한 것은 무덤에서 나온 보물들을 체계적으로 통합해 한 장소에 구현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역사 체험 결합된 에듀테인먼트전

그는 "이번 전시는 스토리텔링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했다. "작품을 보기에 앞서 상영되는 두 개의 영상물을 꼭 봐야 합니다. 먼저 이집트 역사를 압축한 영상물을 보면 투탕카멘이 3000년 넘는 이집트 역사 중 어디에 속해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무덤을 발견하던 순간까지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면 전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요."

전시장 입구에는 카터가 발견한 무덤 속 전실과 보물의 방을 90년 전 발견 당시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자이펠 박사는 "마치 내가 고고학자가 된 것처럼 가슴 뛰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유물들이 하나하나 펼쳐진 곳을 둘러보면서는 '이건 뭐지?' 하면서 호기심을 갖게 된다"고 했다.

"상형문자나 그림을 통해 드러난 그들의 생각이 현대인들의 것과 다를 게 없어요. 투탕카멘의 보물을 통해 이집트 문명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껴보세요."

▶내년 2월 26일까지 과천 국립과천과학관 특별전시실, (02)3677―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