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0쪽 '검찰제도론' 펴낸 칠순 김종구 전 법무장관

김종구(70) 전 법무장관이 프랑스·독일·일본·영국·미국·중국과 한국의 검찰제도를 비교한 책 '검찰제도론'(법문사)을 냈다. 김용진·김종률·김종민·노명선·노정환·이완규·차경환 등 법학교수와 변호사, 그리고 검사 후배 7명과 6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해 만든 770쪽짜리다. 각국 검찰제도를 정리한 책은 국제적으로 처음이라고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법개혁, 특히 검찰개혁이 화두가 되잖아요. 하지만 검사와 검찰이 무엇이고 무얼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개혁을 외치는 건 유령과 씨름하는 것과 같아요."

그는 최근의 검경 수사권 조정 작업을 비판했다. "형사소송 절차는 서구에서 수백년 진통을 거쳐 만든 정밀한 시스템입니다. 일자일획 신중하게 다뤄야지 세몰이 식으로 갈 사안이 아니죠." 정치적 흥정이나 기관 간 거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경찰 내사 사건이 수사냐 아니냐는 데서 충돌이 있는데, 혐의 확인 작업에 들어가면 실질적 수사로 보고 지휘받아야 한다"고 했다.

검찰이 법원과 마찰을 빚는 공판중심주의에 대해선 "대륙법계의 원칙을 지키면서 인권 보장, 신속 재판, 진실 발견을 조화시키는 독일식 공판중심주의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검찰의 특수수사는 경찰이 수사하기 어려운 분야로 제한해야 옳다"며 "나머지 역량은 공소유지와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에 전력을 기울이도록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