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매맞던 72세 남편, 둔기로 아내 살해

서울 금천경찰서는 12일 부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장모(7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9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자신의 집에서 아내 이모(58)씨와 다투다 망치로 머리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장씨는 경찰에서 "걸핏하면 술에 취해 주먹을 휘두르는 아내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다"며 "주정과 폭행이 10시간 넘게 이어져 그날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씨의 머리에는 망치로 10여 차례 내리친 흔적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금천구 일대에서 주차관리요원으로 일하던 장씨는 40년 전 14살 연하인 이씨와 재혼했지만, 나이 차이와 경제난 때문에 부부 사이는 원만하지 못했다.

20여년 전부터 이씨는 술에 빠져 살았고, 술에 취하면 장씨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주변 주민들은 경찰에서 "부부 싸움이 잦았지만, 주로 이씨가 장씨에게 욕하는 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범행 당일도 이씨가 밤새 장씨를 손과 발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사흘 뒤인 12일 오전 강원도 동해시의 해수욕장 인근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장씨는 "바다에 빠져 죽을 생각으로 갔다"고 말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남편이 아내에게 매를 맞아 경찰이 출동하는 건수는 2006년 299건, 2007년 345건, 2008년 353건, 2009년 470건, 2010년 367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