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나게 좋았던 '코리안랩소디'展

작가와 기획자들이 올해 국내 전시 중 '질투가 날 정도'로 좋게 본 전시는? 지난 한 해 동안의 미술계 이슈 중 가장 자랑스러웠던 것과 가장 부끄러웠던 일은? 내년 세계무대에서 가장 활발하게 뛸 것으로 기대되는 작가는? 2011년 국내 미술계를 결산하기 위해 미술평론가·큐레이터·작가·화랑주·미술시장 관계자·미술전문지 기자 등 미술계 인사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각 질문에는 3건까지 추천이 가능하게 했다. 응답자들로부터 최다 추천을 받은 전시, 이슈, 작가들을 소개한다.

◇리움 '코리안 랩소디', 질투날 정도로 좋았다

'내 전시였으면…' 할 정도로 질투가 났던 전시는 삼성미술관리움의 '코리안랩소디'가 꼽혔다. 지난 3월 시작한 전시에는 휴버트 보스의 '서울풍경'(1899), 이쾌대의 '해방고지'(1948) 등 근·현대 작품 80여점이 전시됐다. 전시기간 중 관람객은 4만5000여명. 응답자들은 "시대와 역사, 일상을 아우르는 거시적 기획력이 눈부셨다" "조사 연구를 기반으로 한 미술관 전시의 모범을 보여줬다"고 했다. 삼성미술관리움의 '조선화원대전', 서울대미술관의 '근대 일본이 본 서양'전, 간송미술관의 '풍속인물화대전', 갤러리현대의 '장욱진 회고전', 아트선재의 '박이소―개념의 여정'전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리온 비자금 사건, 가장 부끄러웠다

가장 부끄러웠던 이슈는 '오리온 비자금 사건과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구속'이 꼽혔다. 홍 대표는 지난 5월 오리온그룹 소유 그림을 담보로 임의 대출을 받아 그림 평가액 18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었다. 응답자들은 "미술계가 불법의 온상으로 세간에 비쳐졌다" "미술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다"고 개탄했다.

◇이우환 뉴욕 구겐하임 회고전, 가장 자랑스러웠다

가장 자랑스러운 이슈는 이우환(75)의 뉴욕 구겐하임 회고전. 6월 24일부터 9월 28일까지 열린 이우환 회고전 '무한의 제시'는 2000년 고(故) 백남준의 회고전 이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처음 열린 한국 작가전. 응답자들은 "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의 특급 미술관에서 이우환 예술이 입지를 굳힌 것은 개인뿐 아니라 한국 미술계의 경사"라며 기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기공식' '고미술 전시 성황'도 자랑스러운 소식에 꼽혔다.

◇내년이 가장 기대되는 작가는 이용백·양혜규

국제무대 활동이 가장 기대되는 작가로는 이용백(45)과 양혜규(40)가 꼽혔다. 이용백은 2011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가했다. 전시기간 중 한국관에는 23만4343명이 방문, 한국관이 설립된 1995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인 양혜규는 올해 미국 아스펜 미술관, 영국 모던아트 옥스퍼드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작품 20여점을 모두 팔았다. 응답자들은 둘을 두고 "작업의 성숙도가 절정에 이르렀다"고 평했다. 정연두·서도호·이불·이우환도 많은 추천을 받았다.

◆설문 응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대표,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장, 김복기 월간 아트인 컬처 편집장, 김순응 아트컴퍼니 대표,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김윤옥 금호미술관 큐레이터,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김종학 세종대 교수,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류병학 독립큐레이터, 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박영택 경기대 교수, 서성록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서진수 미술경제연구소장, 우찬규 학고재 대표, 우혜수 삼성미술관리움 수석 큐레이터, 유진상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 윤익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1과장, 이건수 월간미술 편집장,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이옥경 가나아트갤러리 대표, 이지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1팀장,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 임근준 미술평론가, 임창섭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정영목 서울대 서양화과 교수, 정준모 전(前) 덕수궁미술관장, 정현 홍익대 교수, 최열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