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맞벌이 507만 가구… 외벌이(491만 가구) 가구보다 많아

부부가 함께 벌지 않으면 점점 생계를 꾸리기도 힘들다는 통념이 통계로도 드러났다.

통계청은 13일 발표한 '맞벌이 가구 및 경력단절여성 통계 집계 결과' 자료에서 "지난 6월 현재 결혼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전국 1162만 가구를 조사한 결과, 맞벌이 가구가 507만 가구로 홑벌이 가구(491만 가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편은 돈을 벌고 아내는 살림을 하는 전통적인 부부의 분업 구조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비율로 따지면 맞벌이는 전체의 43.6%, 홑벌이는 42.3%였다. 맞벌이도 홀벌이도 아니고 노인 부부처럼 부부 모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가 나머지 14.1%를 차지했다.

이번 통계는 분기마다 발표되는 '지역별 고용 조사'를 활용해 처음 작성된 것이어서 맞벌이 가구 비율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알 수는 없다.

◇자영업 많은 40~50대 맞벌이가 20~30대 맞벌이보다 많아

이번 조사에서 식구가 많을수록 맞벌이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인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38.8%인 반면, 3인 43.5%, 4인 47.0%. 5인 49.2%, 6인 54.3%, 7인 이상 56.3%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녀를 돌봐줄 노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부부 모두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도 많다"고 밝혔다.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40대(52.1%)와 50대(49.7%)의 맞벌이 비율이 20대 이하(39.2%)나 30대(41.1%)보다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부가 함께 농사를 짓거나 소규모 자영업을 하는 형태의 맞벌이가 많아 자영업 종사자 비중이 높은 중장년층의 맞벌이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맞벌이 가구의 39.9%는 부부가 같은 산업에 종사했다. 직업별로 봐도 농림어업(81.6%), 서비스업(60.1%), 판매업(59.6%) 등에서 맞벌이 비율이 높았다.

또 맞벌이를 하는 507만 가구 가운데 부부가 떨어져 사는 가구는 44만 가구에 이른다. 맞벌이 10쌍 중 1쌍 가까이(8.6%)가 주말 부부인 셈이다.

◇기혼 여성 5명 중 1명꼴로 일 그만둬

통계청은 이번에 기혼 여성 중 직장을 다니다 그만둔 '경력단절여성' 현황도 발표했다. 15~54세 이하의 기혼 여성 986만6000명 가운데 경력 단절 여성은 19.3%(190만명)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30대가 57.0%(108만4000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기혼 여성이 일을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육아·임신출산·자녀교육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력 단절 여성 가운데 최근 구직 활동을 했거나 직장을 원하는 여성은 5.5%(10만4000명)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