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 졌다" 정·재계 애도 줄이어

13일 별세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는 이틀째인 14일에도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비슷한 시각에 빈소를 찾아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박 전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의 큰 토대가 된 제철 산업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기신 분"이라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고인의 창의력과 끈질긴 노력을 교과서 삼아 배워야 한다"며 "여든 야든 큰 용광로 속에 들어가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아 "국민은 고인의 업적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손학규 민주당 대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이재오·이병석·조진형·우윤근·신낙균·전재희 의원, 이홍구·이수성,·고건·이한동 전 총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포스코 사외이사를 6년간 지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빈소를 찾았다. 안 교수는 "포스코는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기업이며 그 초석을 닦은 분이 박 회장"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그러나 사회 공헌 재단 설립이나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은 그런 말씀을 드릴 자리가 아니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날 오전 태국 출장길에서 급히 귀국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명예회장의 숭고한 애국심을 이어받아 세계 최고의 철강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조문 후 유족과 함께 상주 자리에서 이날 내내 조문객을 맞았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철강 산업을 키운 주인공"이라며 "더 활동하시고 후배들을 지도해야 하는데 너무 일찍 가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용현 두산 회장 역시 "산업계의 큰 별이 졌다"며 애석함을 표현했다. 부친인 고(故) 장상태 회장 때부터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던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철강에 몸을 불사르신 고인의 열정과 가르침을 한 치도 소홀함 없이 따르겠다"고 말했다.

사공일 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석채 KT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이진방 대한해운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고바야시 켄 미쓰비시 사장, 유종하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이현승 SK증권 대표이사, 이건영 빙그레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정 부회장은 고인의 장남인 박성빈씨와 동서지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빈소를 찾아 "스티브 잡스가 IT 업계에 남긴 영향이나 공헌보다도 박 회장이 우리나라 산업과 사회에 남긴 공적이 몇 배 더 훌륭하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과 작가 조정래씨,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과 가수 하춘화씨, 영화배우 신성일씨 등도 빈소를 찾았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례는 오는 17일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사회장은 국가와 사회에 공적을 남긴 저명인사가 숨졌을 때 사회 각계 대표가 자발적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치르는 장례의식이다. 장례위원장은 박준규 전 국회의장, 황경로 전 포스코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맡았다. 17일 영결식은 유해를 동작동으로 운구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하며 영결식 후 장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장지는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 등 두 곳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14일 고인에게 청조근정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