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00대기업 4분기 순익 27% 증가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기가 동반 침체하는 상황에서도 국내 상장사들의 4분기(10~12월)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본지가 증권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들이 예측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4분기 예상실적을 집계해 본 결과 해당 기업들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27.4% 늘어나고, 매출액도 8.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3분기 실적이 워낙에 좋지 않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환율이 안정되면서 수출기업들의 순익이 증가한 것이다.

◇수출·환율효과 등으로 순익 급증

3분기는 제조업 중심인 국내 주요기업들에 전통적인 비수기로 통한다. 올해는 휴가 기간과 추석 연휴가 겹치는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는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수출 증가와 환차익 등 영업외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출 증가로 인해 전기전자와 자동차·철강·기계 업종 등의 실적이 뚜렷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올 4분기 45조5725억원의 매출을 올려 4조6368억원의 영업이익과 4조1179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9%, 순이익은 19.6%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LG전자도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70억원, 37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수출 호조에 자동차업종인 현대차와 기아차도 전 분기보다 순이익이 각각 18.1%, 70.3% 늘고, 현대모비스도 25.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포스코의 경우 3분기 환차손으로 순이익이 급감했으나 4분기에는 업황개선 등으로 전 분기보다 386.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통신·필수소비재 등 내수주는 부진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식음료, 통신 등 내수주들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식음료 등 필수소비재 업종의 경우 높아진 원가부담에도 정부와 소비자의 눈치를 보느라 가격 인상을 주저하면서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롯데칠성의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67.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고 롯데제과 역시 43% 줄어들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봤다. KT&G와 LG생활건강은 각각 28.8%, 20.2% 감소했으며, 아모레퍼시픽도 33.3% 줄었다.

통신서비스업종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4분기부터 기본료 인하분이 반영되고,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와 관련해 마케팅 등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순이익이 9.2% 감소했으며,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21.3%, 34.4% 줄었다.

◇내년 전망 불투명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변수가 여전히 좋지 않은 만큼 4분기 실적 예상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임직원 인센티브나 배당요인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유럽 재정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데다, 통화정책과 중국 긴축 등이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