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280억짜리 실험… '마이웨이(강제규 감독의 블록버스터 신작)'로 새 길 열까
입력 : 2011.12.15 03:14
[6·25 벗어나 세계대전 다뤄… 최고 제작비·최대 물량 투입]
'놈놈놈'보다 100억 더 들여 - 올해 대작들 잇따라 부진… 흥행여부 투자시장에 영향 커
'태극기…'보다 현실감 높여 - 1000만 감독, 7년만의 야심작
"탱크에 깔리고 총알이 몸 관통… 한국서 가능한 기법 다 썼다"
한국 영화가 '280억원짜리 도전과 실험'에 나선다. 22일 개봉하는 강제규 감독의 신작 '마이웨이'다.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로 '1000만'(1174만명) 관객을 동원한 강 감독은 7년 만의 이 신작에 '역대 최고 제작비, 역대 최대 규모 물량'을 투입해 흥행과 평단 평가의 두 측면에서 모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징병된 뒤 일본군·소련군·독일군으로 군복을 바꿔 입어야 했던 조선과 일본 청년의 기구한 운명을 다룬다.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한·중·일 톱스타가 출연한다.
①역대 한국 영화 최고 제작비
강 감독은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애당초 워너 브라더스와 얘기가 오갈 때 예상한 제작비는 400억원이었다. 한국에서 투자를 받으면서 300억원으로 줄였는데 투자자들 요구로 다시 280억원까지 줄였다"고 했다. 그러나 280억원 자체도 한국 영화 제작 환경에선 파격적인 금액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300억원을 들여 만들었다"고 했지만 제작사나 배급사에서 발표한 금액에 일관성이 없는 이유 등으로 영화계 '공인'을 받지 못한 상태. 따라서 '디 워'를 논외로 친다면 지금까지는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180억원)이 제작비 최고였다. 마이웨이의 제작비는 그보다도 100억원이나 많다. 할리우드에서는 '캐리비언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의 3억달러(약 3300억원)가 최고로 알려져 있다.
제작비는 CJ E&M, SK플래닛주식회사가 각각 40％ 투자했고, 나머지 20％는 강 감독의 제작사와 중국 영화사의 투자 등으로 이뤄졌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고지전' '7광구' 등 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대작들 흥행이 시원치않았다. 마이웨이마저 성공하지 못한다면 투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규모에 비해 스토리와 주인공 캐릭터가 단선적이라는 한계를 극복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②전쟁 영화 지평의 확대
지금까지 한국의 전쟁영화는 6·25와 베트남전 등 국군이 전투에 참여한 전쟁으로 국한됐다. 그러나 마이웨이는 노몬한 전투(러·일)는 물론, 제2차 대전의 독일·러시아 전투, 연합군과 독일 간 노르망디 전투까지 본격적으로 다뤘다. 한 평론가는 "마이웨이는 한국과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체험한 2차대전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전쟁영화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투입 물량이 큰 만큼 영화 속 전쟁 장면도 지금까지 어느 한국영화보다도 거대하고 화려하다. 총알이 사람 몸을 관통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탱크가 사람을 깔고 지나가는 모습도 그대로 보여주는 등 강 감독의 전쟁영화 전작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묘사가 훨씬 디테일하다. 강 감독은 "한국에서 쓸 수 있는 촬영 기법은 다 써봤다. 이런 장르를 시도하지 않으면 영화 기술의 발전이 없다"고 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징병된 뒤 일본군·소련군·독일군으로 군복을 바꿔 입어야 했던 조선과 일본 청년의 기구한 운명을 다룬다.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한·중·일 톱스타가 출연한다.
①역대 한국 영화 최고 제작비
강 감독은 14일 본지 인터뷰에서 "애당초 워너 브라더스와 얘기가 오갈 때 예상한 제작비는 400억원이었다. 한국에서 투자를 받으면서 300억원으로 줄였는데 투자자들 요구로 다시 280억원까지 줄였다"고 했다. 그러나 280억원 자체도 한국 영화 제작 환경에선 파격적인 금액이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가 "300억원을 들여 만들었다"고 했지만 제작사나 배급사에서 발표한 금액에 일관성이 없는 이유 등으로 영화계 '공인'을 받지 못한 상태. 따라서 '디 워'를 논외로 친다면 지금까지는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180억원)이 제작비 최고였다. 마이웨이의 제작비는 그보다도 100억원이나 많다. 할리우드에서는 '캐리비언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의 3억달러(약 3300억원)가 최고로 알려져 있다.
제작비는 CJ E&M, SK플래닛주식회사가 각각 40％ 투자했고, 나머지 20％는 강 감독의 제작사와 중국 영화사의 투자 등으로 이뤄졌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고지전' '7광구' 등 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대작들 흥행이 시원치않았다. 마이웨이마저 성공하지 못한다면 투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규모에 비해 스토리와 주인공 캐릭터가 단선적이라는 한계를 극복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②전쟁 영화 지평의 확대
지금까지 한국의 전쟁영화는 6·25와 베트남전 등 국군이 전투에 참여한 전쟁으로 국한됐다. 그러나 마이웨이는 노몬한 전투(러·일)는 물론, 제2차 대전의 독일·러시아 전투, 연합군과 독일 간 노르망디 전투까지 본격적으로 다뤘다. 한 평론가는 "마이웨이는 한국과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체험한 2차대전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전쟁영화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투입 물량이 큰 만큼 영화 속 전쟁 장면도 지금까지 어느 한국영화보다도 거대하고 화려하다. 총알이 사람 몸을 관통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탱크가 사람을 깔고 지나가는 모습도 그대로 보여주는 등 강 감독의 전쟁영화 전작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묘사가 훨씬 디테일하다. 강 감독은 "한국에서 쓸 수 있는 촬영 기법은 다 써봤다. 이런 장르를 시도하지 않으면 영화 기술의 발전이 없다"고 했다.
③한·중·일 3국 톱스타 동시 캐스팅
마이웨이는 흥행 전략도 이전과 다르다. 제작 초기 단계서부터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3대 영화시장을 모두 겨냥해 3국 톱스타들을 주연으로 캐스팅하고 투자도 유치한 것. 또 대사의 절반 이상이 일본어이고, 영화의 맥락과 다소 무관한 중국인 항일(抗日) 투사도 나온다. 한·일에서 동시 개봉하며 중국에서도 내년 2월 말~3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 감독 자신도 "일본은 원래 큰 시장이고, 중국 시장은 팽창하고 있다. 동아시아 시장이 급속히 커지기에 한·중·일 관객이 공유하고 정서를 끌어낼 수 있는 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280억+α'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 확대를 위해 강 감독과 투자자가 생각해 낸 새로운 전략인 셈. 이것이 성공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중·일 3국 합작 블록버스터' 제작 시스템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④강제규 감독, 7년 만의 컴백
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성공 이후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할리우드에 갔다. 그는 '요나'라는 SF영화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려고 했지만 '내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거절당했다. 원하는 시나리오를 찾지 못해 3년 세월을 그냥 보냈다고도 한다. 국내 컴백은 강 감독이 이런 상황에서 선택한 탈출구인 셈. 따라서 '마이웨이'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1000만 동원 감독 강제규' 개인의 향후 진로와 성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