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연말연시 모금, 목표액의 10%밖에 안돼"

"기부도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방은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야기죠. 새로운 기부 문화를 일으킬 테니 두고 보세요."

지난 1일부터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맡게 된 이대공(李大公·70) 포스코교육재단이사장은 14일 오전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찾아가 1억원짜리 수표를 건넸다. 그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나부터 솔선수범하자는 의미에서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69번째 회원이 됐다.

공동모금회 회장이 직접 고액 기부를 한 것은 작년 10월 서울 공동모금회 이연배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2009년 154억원이었던 경북의 모금액이 작년 106억원으로 뚝 떨어졌어요. 경북 지역에 불어닥친 구제역과 공동모금회 비리 사건 등 악재가 겹쳐 감소한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기가 너무 나빠 기부 문화도 얼어붙은 것이죠." 이 회장은 "연간 12월·1월 두 달 동안 1년 모금액의 80%가 모이는데 현재 이 기간 목표액(95억원)의 10%에 못 미치는 9억원이 모였다"고 말했다. 때문에 공동모금회는 15억원 규모의 저소득층 난방비 지원 예산을 5억원으로 줄였고, 1억2000여만원을 들여 불우 청소년들에게 공연 등을 보여주던 문화 나눔 사업도 전면 취소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직접 찾아갈 것"이라 했다. "포항을 비롯해 경북 지역 출향 인사 명단을 뽑고 있습니다. 이분들을 찾아 '서울에서 기부하지 말고 지역 모금회에 기부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입니다."

그는 모금회가 자산가들의 축의금과 부의금을 대신 받는 계획도 세웠다고 했다. "지역에는 축의금과 부의금을 정중하게 사양하는 자산가가 많습니다. 굳이 사양하지 말고 그 돈을 모금회 계좌로 받아주시면 모금회는 대신 감사장을 발송해주는 획기적인 기부 문화를 만들 것입니다."

이 회장은 1998년 사재 37억여원을 털어 애린복지재단을 설립, 매년 2억원 상당을 불우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