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듯 금에 일부 자산을 투자하라"
입력 : 2011.12.16 03:29
우리베 코메르츠방크 공동대표
세계 경제가 진짜 위기에 빠진다면 금이 훌륭한 위험 회피수단 될 수 있어
유럽위기 해결에 오랜 시간 필요하지만 유로존 붕괴 가능성은 낮아
"유럽은행의 자산 매각이 아시아 투자자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독일계 금융회사인 코메르츠방크의 하이메 우리베(49) 글로벌 마케팅 공동대표는 최근 머니섹션 M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자산 매각뿐이어서 좋은 매물들이 싼값에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2대 은행인 코메르츠방크에서 IB(투자은행) 부문의 전 세계 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베 대표는 또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는 부동산과 금 투자에 가장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 은행들이 그리스 등 남유럽 국채에 투자했다가 입은 손실과 자본확충에 대한 압박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행들은 내년 6월까지 핵심 자기자본비율(Tier 1)을 9%까지 늘려야 하는데, 방법은 3가지라는 게 우리베 대표의 설명이다.
"첫째는 증자입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아무도 투자하려 하지 않죠. 둘째는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많이 내서 이 돈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결국 마지막 남은 것은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는 방법뿐이죠. 실제로 은행들이 제살깎기식으로 자산을 덜어내고 있고, 사모펀드나 헤지펀드는 이를 기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베 대표는 "아직은 100유로짜리 자산을 80~90유로에 파는 수준이고, 블랙스톤 같은 대형 헤지펀드들도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아서 자산매매가 아주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은행들이 조급해지고 유럽 위기까지 안정되면 좋은 매물들이 헐값에 쏟아져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럽 위기에서 가장 큰 리스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유로존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유럽의 정책결정자들 역시 확신 없이 갈팡질팡하면서 말뿐인 대책만 잔뜩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EFSF(유럽재정안정기금)가 어떻게 더 많은 자금을 만들지, 긴급자금을 지원할 SPV(특수목적기구)를 만들 자금은 어디에서 끌어올지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이 없죠. 그리스 부채를 50% 상각한 것이 충분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습니다. 은행들이 그리스 부채를 탕감하면 은행 자산에도 큰 타격일 뿐 아니라 신용경색을 일으켜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유로존이 붕괴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유로존 탄생 자체가 정치적 결정이었던 만큼 단기간에 유로존이 해체될 수는 없다"면서 "그리스 탈퇴설이 꾸준이 제기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사(修辭)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왜냐고요? 한 나라를 탈퇴시키는 공식적인 방식이 없고, 원하는 국가가 제 발로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유로존 시스템은 보다 강한 정치적·재정적 조화가 없으면 유지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발전이 없다면 향후 내부적인 긴장이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우등국가와 열등국가로 묶인 2개의 통화블록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베 대표는 유럽 위기가 해결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리스가 부도가 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남유럽국가들이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사라져야 유럽위기가 끝난다"며 궁극적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지막 구원자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과 세계 경제에 가장 충격이 적게 국가 부채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인플레이션"이라며 "향후 2~3년 안에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어떻게 구매력을 보존하느냐에 투자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를 통해 투자자들은 세이프 헤븐(safe haven·무위험 자산)은 없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시장 상황하에서는 투자자들은 자본을 어떻게 굴려 이익을 올릴까가 아니라 어떻게 자산가치를 지킬까에 몰두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이런 이유로 기관투자자들이 꾸준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실물자산, 특히 빌딩·농지·삼림·사회간접자본(인프라 스트럭처)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만약 세계 경제가 좋아진다면 금 투자로 어느 정도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세계 경제가 진짜 위기에 빠진다면 훌륭한 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듯 금(金)에 일부 자산을 투자하라"고 말했다.
우리베 대표는 "금융업계에 몸담은 25년간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런 불확실한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투자하되 단기적인 이벤트에 재빨리 반응해야 한다"며 "사람들의 말을 듣지 말고 자신의 눈으로 본 것만 믿으라"고 조언했다.
독일계 금융회사인 코메르츠방크의 하이메 우리베(49) 글로벌 마케팅 공동대표는 최근 머니섹션 M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자산 매각뿐이어서 좋은 매물들이 싼값에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2대 은행인 코메르츠방크에서 IB(투자은행) 부문의 전 세계 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베 대표는 또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는 부동산과 금 투자에 가장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 은행들이 그리스 등 남유럽 국채에 투자했다가 입은 손실과 자본확충에 대한 압박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행들은 내년 6월까지 핵심 자기자본비율(Tier 1)을 9%까지 늘려야 하는데, 방법은 3가지라는 게 우리베 대표의 설명이다.
"첫째는 증자입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아무도 투자하려 하지 않죠. 둘째는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많이 내서 이 돈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결국 마지막 남은 것은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는 방법뿐이죠. 실제로 은행들이 제살깎기식으로 자산을 덜어내고 있고, 사모펀드나 헤지펀드는 이를 기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베 대표는 "아직은 100유로짜리 자산을 80~90유로에 파는 수준이고, 블랙스톤 같은 대형 헤지펀드들도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아서 자산매매가 아주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은행들이 조급해지고 유럽 위기까지 안정되면 좋은 매물들이 헐값에 쏟아져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럽 위기에서 가장 큰 리스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유로존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유럽의 정책결정자들 역시 확신 없이 갈팡질팡하면서 말뿐인 대책만 잔뜩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EFSF(유럽재정안정기금)가 어떻게 더 많은 자금을 만들지, 긴급자금을 지원할 SPV(특수목적기구)를 만들 자금은 어디에서 끌어올지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이 없죠. 그리스 부채를 50% 상각한 것이 충분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습니다. 은행들이 그리스 부채를 탕감하면 은행 자산에도 큰 타격일 뿐 아니라 신용경색을 일으켜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유로존이 붕괴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유로존 탄생 자체가 정치적 결정이었던 만큼 단기간에 유로존이 해체될 수는 없다"면서 "그리스 탈퇴설이 꾸준이 제기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수사(修辭)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왜냐고요? 한 나라를 탈퇴시키는 공식적인 방식이 없고, 원하는 국가가 제 발로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유로존 시스템은 보다 강한 정치적·재정적 조화가 없으면 유지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발전이 없다면 향후 내부적인 긴장이 늘어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우등국가와 열등국가로 묶인 2개의 통화블록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베 대표는 유럽 위기가 해결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리스가 부도가 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남유럽국가들이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사라져야 유럽위기가 끝난다"며 궁극적으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지막 구원자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과 세계 경제에 가장 충격이 적게 국가 부채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인플레이션"이라며 "향후 2~3년 안에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어떻게 구매력을 보존하느냐에 투자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를 통해 투자자들은 세이프 헤븐(safe haven·무위험 자산)은 없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시장 상황하에서는 투자자들은 자본을 어떻게 굴려 이익을 올릴까가 아니라 어떻게 자산가치를 지킬까에 몰두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이런 이유로 기관투자자들이 꾸준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실물자산, 특히 빌딩·농지·삼림·사회간접자본(인프라 스트럭처) 등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만약 세계 경제가 좋아진다면 금 투자로 어느 정도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세계 경제가 진짜 위기에 빠진다면 훌륭한 위험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듯 금(金)에 일부 자산을 투자하라"고 말했다.
우리베 대표는 "금융업계에 몸담은 25년간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런 불확실한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투자하되 단기적인 이벤트에 재빨리 반응해야 한다"며 "사람들의 말을 듣지 말고 자신의 눈으로 본 것만 믿으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