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맞설수록 인생의 뿌리는 단단해집니다"

"스스로 한계까지 몰아붙이면서 어려움을 견디면 뿌리가 생겨요. 뿌리가 깊지 않으면 평생 흔들리면서 살게 되죠."

여행작가이자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인 여성 오지(奧地) 탐험가 한비야(53)씨가 20일 서울 포스코 P&S타워에서 세계시민학교 교장에 취임했다. 세계시민학교는 2007년부터 국제 구호개발 기구 월드비전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2006년 한씨가 받은 광고료 1억원을 기부한 것이 계기가 돼 시작됐다. 방학 때마다 국내 중소 도시를 찾아가 빈곤·인권·환경·다문화 등을 주제로 강연 등 활동을 펼친다.

한씨는 "1년간 일은 하지 않고 중국어 공부와 백두대간 종주만 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빛나는 다이아몬드 같은 학생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마음에 교장직을 맡게 됐다"고 했다.

취임식이 끝나고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는 세계시민학교 출신 청소년 100여명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청소년기에 자기 한계까지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등학교 졸업 후 6년간 대학에 가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오늘의 나는 그런 고난들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발전해서 '우리'가 잘되도록 하는 게 진정한 세계시민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이 세계 시민 의식을 갖도록 전도사 역할을 맡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