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代 '천사 漁夫' 진정한 기부 7000만원

제주도에서 30여년을 어부로 살아온 김희강(70)씨가 어렵게 모은 7000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 사는 김씨는 지난 19일 제주시청을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000만원을 기탁했다.

이 돈은 김씨가 분신과도 같은 소형 어선을 감척하면서 받은 보상금 4020만원에 생활비를 아껴 모은 1000만원을 보탠 것이다. 김씨는 지난 9월에도 제주시를 찾아 이웃돕기 성금 2000만원을 기탁했다.

제주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씨는 어촌 종달리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16세에 자수성가하겠다며 육지로 나갔다가 30대에 고향 마을로 돌아온 김씨는 작은 배 한 척을 마련한 뒤 파도를 헤치며 30여년을 어부로 살아왔다. 김씨는 "며칠 안에 고향 마을인 종달리 경로당에 노인복지성금으로 1000만원을 추가 기탁하겠다"는 의사도 최근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는 "김씨는 평소 마을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을 위한 후원활동을 꾸준히 하면서도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왔다"면서 "진정한 기부가 어떤 것인지 몸으로 보여준 숨은 천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