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팔아 온정 나누는 윤동녀 할머니

기초생활수급자인 팔순 노인이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수년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놓고 있어 화제다.

경북 문경시 점촌1동에 사는 윤동녀(81) 할머니가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

윤 할머니는 지난 12일 점촌1동주민센터를 찾아 "불우이웃을 돕는 데 써달라"며 성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돌봐주는 자식 없이 홀로 단칸방에 지내고 있는 윤씨는 1978년부터 33년째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고 있다. 요즘은 수입이라 해봐야 정부로부터 받는 기초생활지원금 등을 포함해 매달 43만원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그는 2006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수백만원씩을 점촌1동주민센터에 성금으로 내놓고 있다.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을 돕고 싶다"는 게 그 이유다. 그때부터 윤 할머니는 매일 이른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문경시내 구석구석을 돌며 신문과 종이박스, 빈병 등을 수집해 팔아 알뜰살뜰 돈을 모았고, 지금껏 성금으로 낸 돈만 2300만원에 이른다.

문경시 윤장식 점촌1동장은 "할머니는 연료비가 아까워 난방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전기장판에 의지해 겨울을 나는 억척 할머니로 유명하다"며 "하지만 틈틈이 마을 경로당 운영비를 보태거나 수시로 주민센터에 나타나 민원인이 먹을 수 있도록 사탕봉지를 내놓는 마음 따뜻한 분"이라고 말했다.

또 "좋은 일을 하고서도 남에게 알리기 싫어하는 분"이라며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문경의 자랑거리"라고 덧붙였다.

윤 할머니는 "폐지가 동네에서 나온 것이니 폐지 판 돈을 동네에 쓰는 것이 맞다는 생각에서 기부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니 기분 좋다"며 웃었다.